TSMC가 2030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를 기존 1조 달러에서 1조 5000억 달러로 전격 상향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삼성전자로 집중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1493원을 적용하면 5000억 달러의 증가분은 한화 약 746조 원에 달하는 추가 파이로 환산된다.
AI·HPC가 이끄는 ‘슈퍼사이클’ 구조
TSMC는 대만 신주 기술 심포지엄에서 2030년 반도체 시장 전체의 55%를 AI와 고성능컴퓨팅(HPC)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8250억 달러 규모로, 2025년 시장 규모인 약 7956억 달러와 맞먹는 수준이 단일 섹터에서 형성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전망치 상향이 단기 사이클이 아닌 구조적 슈퍼사이클의 신호로 해석한다.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13%의 고성장이 지속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과거 메모리 슈퍼사이클과 비교해도 상당히 공격적인 시나리오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70.4%로, 삼성전자의 7.1%를 압도한다.
AI 가속기용 첨단 칩 물량 대부분을 TSMC가 독식하는 구조에서, TSMC의 시장 확대를 삼성 파운드리 부문의 직접 호재로 연결하기에는 두 회사 간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AI 서버 1대에는 GPU뿐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반드시 세트로 탑재된다.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약 35~40%의 점유율을 보유한 삼성전자에게는 AI 서버 대수 증가 자체가 곧 메모리 수요 확대로 직결되는 구조다.
HBM 점유율 확보가 최종 변수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81조 7000억 원, 영업이익 53조 7000억 원을 기록하며 견고한 기초체력을 입증했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향 HBM3·HBM3E에서 공급 선점 우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삼성이 차세대 HBM 시장에서 대형 고객사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슈퍼사이클의 수혜 규모가 결정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TSMC의 이번 발표가 완전히 새로운 호재라기보다 시장이 이미 기대하던 AI 메모리 호황을 수치로 확정 지어준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시장에서는 1.5조 달러라는 수치보다 2나노 공정 고객 확보와 차세대 메모리 수율 안정화라는 구체적 성과를 확인한 뒤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