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따라서 샀다”
25년 만에 증시 공식 뒤집어버린 ‘개미의 힘’

삼성전자를 살까, SK하이닉스를 살까. 고민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아예 선택지를 바꿨다. 개별 종목 대신 코스닥 지수 전체를 사들이는 것이다.
1월 코스닥이 25년 만에 월간 25.8% 급등하자, 개미들은 ‘나무’ 대신 ‘숲’을 통째로 담는 파격적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2026년 1월 29일 코스닥 지수는 1,164.41을 기록하며 약 4년 만에 1,000선을 돌파했다. 특히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는 20% 이상 급등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열풍을 증명했다.
금융투자교육원 홈페이지가 접속 마비될 정도로 문의가 쏟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코스닥 3,000’ 정책 기대감과 맞물려 있다. 현재 지수 대비 약 2.6배 상승을 목표로 하는 정책이 개미들에게 ‘개별 종목 리스크’보다 ‘지수 전체 상승’에 베팅할 심리적 근거를 제공한 셈이다.
“너무 올라서 무섭다”…개별주 외면하는 이유

개인 투자자들이 개별 종목을 외면하는 배경에는 선택의 어려움이 있다. 에코프로비엠이 73.6%, 에코프로가 94.8% 급등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25%, SK하이닉스는 27.2% 상승에 그쳤다.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코스닥 지수 자체가 25.8% 올랐다는 사실이 ‘차라리 전체를 사자’는 판단으로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이를 “천스닥 시대”라고 부른다. 거의 자고 일어나면 100포인트씩 오르는 급등세 속에서, 개미들은 “너무 오른 개별주에 물릴까 무섭다”는 심리가 지배적이었다. 결국 분산 효과가 있는 지수 ETF가 안전한 선택지로 떠올랐다.
기관도 따라붙었다, 외국인·기관 동반 매수

주목할 점은 개인의 지수 투자 열풍에 기관과 외국인까지 동참했다는 사실이다. 최근 이틀간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으로 코스닥에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기관의 매수 규모 대부분이 개인의 지수 ETF 매매 급증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개인 투자자 주도의 흐름을 기관이 추종하는 형태로, 과거 ‘기관·외국인이 사면 개인이 따라간다’는 공식이 역전된 모습이다.
1996년 코스닥 지수 산출 이후 누적 수익률이 16.4%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랠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
“조정 가능성 열려있다”…전문가들의 신중론

시장 분석가들은 코스닥 월봉 차트가 상승 초입 구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단기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이 단기간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숨 고르기 조정이 나올 수 있다”며 “반도체 소부장 등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들의 보충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코스닥150 내 주도주를 선별해 접근하는 것이 맹목적 지수 투자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지수 전체가 오르더라도 개별 종목 간 편차가 크기 때문에, 바이오·2차전지·로봇 등 코스닥 시총 상위 업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개미들의 ‘판 통째로 사기’ 전략이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자리잡을지, 아니면 일시적 현상으로 그칠지는 향후 코스닥의 추가 상승 여부에 달려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훨씬 영리해졌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