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도 300만원, 안 달다 걸려도 300만원”…진퇴양난 만든 그 장치, ‘이게 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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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0월부터 도로 위 풍경이 근본적으로 바뀐다. 최근 5년 이내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 이상 적발된 운전자가 면허를 재취득하려면, 자비로 약 250만~300만 원짜리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반드시 차량에 장착해야만 시동을 걸 수 있게 된다.

경찰청 추산에 따르면 당장 이 장치를 부착해야 하는 대상자는 전국적으로 약 1만 5,000명에서 2만 명에 달한다. 단순한 행정 처분을 넘어 수백만 원의 금전적 타격이 현실화하면서, 음주운전 재범자들이 체감하는 압박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질 전망이다.

호흡 한 번으로 시동 차단…기기는 어떻게 작동하나

음주운전 방지장치는 운전자의 호흡을 정밀 측정해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기준치 이상이면 차량 시동 회로를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시동 전에만 측정하는 게 아니라 운행 중 무작위 재측정 기능도 도입될 예정이어서, 운전 도중에도 음주 여부를 상시 감시한다.

"시동 걸기 전 측정부터"…'음주운전 방지 장치' 시행
“시동 걸기 전 측정부터”…’음주운전 방지 장치’ 시행 / 연합뉴스

기기값과 설치 공임을 합산하면 250만~300만 원 선으로, 이는 중형 세단 최고급 옵션 패키지나 무사고 운전자의 3~4년 치 자동차 보험료에 맞먹는 금액이다. 장치를 부착한 운전자는 연 2회 이상 운행 데이터와 작동 당시 사진 기록을 경찰에 의무적으로 제출해 검사도 받아야 한다.

미부착·조작 모두 ‘3,000만 원 덫’…진퇴양난의 구조

비용 부담이 크다 보니 일부에서는 장치 없이 버티겠다는 꼼수도 거론되지만, 이는 더 큰 화를 부른다. 미부착 상태의 차량을 운전하다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어, 기기를 달아도 300만 원, 달지 않다 걸려도 300만 원이라는 진퇴양난의 구조가 형성된다.

조작 시도에는 더욱 가혹한 처벌이 기다린다. 조수석 동승자나 술을 마시지 않은 대리인이 대신 기기에 호흡을 불어넣는 행위만으로도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센서를 해체하거나 배선을 조작하다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즉시 적용된다. 기기값의 10배에 달하는 금융 치료다.

오비맥주, 대구치맥페스티벌서 음주운전 방지장치 체험 부스 운영 - 뉴스1
오비맥주, 대구치맥페스티벌서 음주운전 방지장치 체험 부스 운영 – 뉴스1 / 뉴스1

재범률 40%→10% 미만…해외가 증명한 억제 효과

정부가 이 제도를 강행하는 근거는 명확하다. 현재 국내 음주운전 재범률은 40% 수준으로 기존 면허 정지나 과태료 처분만으로는 상습 재범을 막는 데 한계가 뚜렷했다. 반면 미국·호주·주요 유럽 국가들은 이 장치를 일찍이 상용화해 상습 음주운전자의 재범률을 10% 미만으로 극적으로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

다만 높은 초기 비용이 오히려 무면허 운전이라는 2차 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은 기기 렌탈 시스템 도입을 실무적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 예방을 위한 국가 규제에 할부와 렌탈 상품까지 거론되는 상황 자체가, 이번 제도의 강력한 지갑 체감 효과를 방증한다.

오는 10월 시행되는 음주운전 방지장치 의무화는 ‘술을 마시면 물리적으로 차를 움직일 수 없고, 지갑까지 거덜 난다’는 이중 억제 메시지를 사회 전체에 던지고 있다. 단순한 제도 변화가 아니라, 음주운전 문화 자체를 뿌리부터 흔들려는 국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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