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직 구경만 하고 있다”…일본이 최전선에 서는 동안 벌어지고 있는 ‘이 변화’

댓글 0

AI 생성 썸네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인도·태평양 안보 체제가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일본 자위대가 남중국해에서 처음으로 전투부대를 파견해 실제 미사일을 발사하는 함정 격침 훈련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단순한 훈련 참여를 넘어, 역내 무력 충돌 시 일본이 실질적 타격 전력으로 개입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미국과 필리핀은 오는 4월 20일부터 5월 8일까지 연례 대규모 연합훈련 ‘바리카탄 2026’을 실시한다. 미국, 필리핀을 주축으로 프랑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 합류해 총 1만 7,000여 명의 병력이 투입되는 다국적 연합 훈련이다.

옵서버에서 전투부대로…자위대 ‘루비콘’을 건너다

과거 일본은 바리카탄 훈련에 참관국이나 비전투 인력 자격으로만 참여해 왔다. 올해는 남중국해 함정 격침 훈련(SINKEX)에 직접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투부대를 사상 최초로 파견한다.

日자위대, 美·필리핀 남중국해 최대 합동훈련 첫 정식 참여 | 연합뉴스
日자위대, 美·필리핀 남중국해 최대 합동훈련 첫 정식 참여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이번 변화는 치밀하게 설계된 제도적 과정의 결과다. 2024년 필리핀과 상호접근협정(RAA) 체결에 합의한 일본은 2025년 9월 RAA를 공식 발효시켰다. 이 협정은 자위대가 필리핀 영토와 영해 내에서 사실상 자유롭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완성했다.

2026년 4월 전투부대의 최초 파견은 그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자위대의 작전 반경이 ‘일본 본토 방어’라는 개념을 넘어 남중국해 전역으로 확장됐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미국의 빈자리…일본이 채운다

미국이 이란 분쟁 등 중동 지역에 막대한 군사 역량을 쏟아붓는 상황이 일본의 역내 주도권 확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1만 7,000명 규모의 바리카탄 훈련으로 아시아 방어 의지를 과시하면서도, 미국은 전력 분산의 한계로 인해 일본에 대리인 역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남중국해서 韓·美·日·필리핀 첫 4개국 합동 군사훈련…中 견제
남중국해서 韓·美·日·필리핀 첫 4개국 합동 군사훈련…中 견제 / 뉴스1

실제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즉각적인 대규모 증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공백에서 일본 자위대가 초동 대응과 타격 임무를 분담하는 핵심 파트너로 기능하게 되는 구조다.

필리핀 주재 일본 방위주재관 야마시타 히데키는 “안보 환경이 엄중해지는 상황에서 미국 및 입장이 비슷한 국가들과 공조해 억지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이 미국의 추종자가 아닌 역내 안보 공동 주도국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깊어지는 한국의 딜레마

일본이 인도·태평양 최전선에 서는 동안 한국의 전략적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있다. 한국은 동남아시아와 남중국해 다국적 군사훈련에 여전히 옵서버 수준의 소극적 참여에 머물고 있다.

대중국 경제 의존도와 북한의 직접적인 군사 위협이라는 이중고가 한국의 선택지를 옥죄고 있다. 한·미·일 안보 삼각 편대 내에서 일본의 발언권과 전략적 가치가 빠르게 커지고, 이는 한국의 동맹 내 위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바리카탄 2026은 단순한 연례 훈련이 아니다. 일본이 남중국해에서 실사격 타격 전력으로 공식 등장한 이 시점은, 인도·태평양 안보 지형이 미국 단독 체제에서 일본 주도 다자 체제로 전환되는 역사적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