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 위의 또 다른 살인 행위로 불리는 약물운전이 마침내 법의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됐다. 2026년 4월 2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본격 시행되며 약물운전 처벌 수위가 종전의 두 배로 껑충 뛰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약물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 건수는 2022년 80건에서 2024년 164건으로,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 폭증했다. 사회 전반에 약물운전 위험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제도적 대응이 뒤늦게나마 속도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처벌 두 배, ‘버티기 전술’도 이제 끝
기존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적발 시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었다. 그러나 4월 2일 이후부터는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됐다.

이번 개정의 핵심 중 하나는 ‘측정 불응죄’의 신설이다. 경찰의 약물 검사 요구를 거부할 경우 약물운전 적발과 동일하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단속 현장에서 시간을 끌거나 검사를 회피하는 이른바 ‘버티기 전술’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재범자에 대해서는 가중처벌도 적용된다. 2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운전면허 취소는 당연히 수반된다.
수면제·신경안정제는 명백한 단속 대상
이번 법이 직접 겨냥하는 약물은 불법 마약류에 그치지 않는다. 병원에서 합법적으로 처방받는 향정신성의약품도 단속 대상에 포함된다. 졸피뎀(스틸녹스) 같은 수면제, 디아제팜 같은 신경안정제, 옥시코돈 등 마약성 진통제가 대표적이다.

약사에게도 새로운 의무가 생겼다. 졸음·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의약품을 조제할 때 복약지도서에 운전 위험성을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의약품 복용 단계부터 약물운전을 차단하는 예방 체계가 법으로 의무화된 셈이다.
‘감기약 한 알도 위험?’ 가장 흔한 오해 바로잡기
처벌이 강화되자 “감기약 한 알만 먹어도 2,000만 원을 내야 하느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법의 단속 기준은 단순히 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인지 여부’다.
일반 감기약이나 알레르기약은 법정 단속 약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함유된 항히스타민제 성분이 강한 졸음과 시야 흐림을 유발할 수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약물마다 반감기와 개인 체질이 달라 “몇 시간 뒤면 안전하다”는 일괄 기준을 세우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복약지도서나 처방전에 ‘졸음 유발’, ‘운전 주의’ 문구가 적혀 있다면, 약효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지갑과 면허를 동시에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약물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 건수가 2년 새 두 배 이상 늘어난 현실과, 처벌 수위가 한층 강화된 새 법 앞에서 이제 ‘몰랐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처방약을 복용 중인 운전자라면 법이 정한 기준과 복약 주의사항을 반드시 숙지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