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진료비 4년 새 40%↑
건강보험 적립금 2028년 소진 경고
재원 다각화 논의 불붙나

65세 이상 고령층의 병원 진료비가 지난해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진료비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고령화의 직격탄이 건강보험 재정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보험료 중심의 현행 구조로는 감당이 어려운 상황에 다다르면서, 프랑스나 대만처럼 다양한 소득에 과세하는 ‘사회보장세’ 방식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진료비 절반이 노인 몫…건보 재정 흔들

보건복지부가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2020년 37조4천737억원에서 지난해 52조1천221억원으로 3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령자 1인당 진료비도 474만1천원에서 536만8천원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27조9천817억원이 지출돼 벌써 작년 총액의 절반을 넘겼다.
전체 인구 대비 고령층의 진료비 비중은 해마다 증가해 2020년 43.1%였던 것이 지난해엔 44.8%, 올해 6월 기준으로는 46%에 이르렀다.
김미애 의원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진료비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는 건 건강보험 재정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현 추세대로라면 제도 유지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건보 적자 전환 임박…2028년엔 적립금 바닥

보건복지부의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에 따르면, 건강보험은 올해까지는 4천633억원의 당기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부터는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금과 같은 수입·지출 구조가 계속된다면 2028년에는 건강보험 적립금이 모두 바닥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예상 적립금은 약 28조4천억원으로, 2.7개월치 지급분에 불과하다.
문제는 여기에 정부 책임까지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행법은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의 20%를 국고로 지원하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예산 범위 내’라는 모호한 문구로 인해 실제 지원율은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사회보장세’로 해법 찾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적 위기를 해결하려면 보험료를 인상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소득에 기반한 새로운 재정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강보험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는 건강보험료 비중이 전체 재정의 36.8%에 불과하지만 사회보장분담금(CSG)과 사회보장목적세(ITAF)를 통해 광범위한 소득에서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근로소득뿐 아니라 퇴직연금, 실업급여, 이자·배당·재산소득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되며, 특정 계층에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대만은 제2세대 건강보험 개혁을 통해 주식 배당금, 고액 상여금, 임대 수입 등에 추가 보험료를 부과하고, 정부 지원 비율을 법률로 36%로 못박아 국가 책임을 강화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지금처럼 생산연령 인구가 줄고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험료 중심 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하며, 지금보다 낮은 세율로 점진적인 재정 체계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