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이어 러시아로 판로 넓혀
정부, ‘굴 산업 대반격’ 총력전

“맛있다 해도, 안전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세계 1위 굴 수출국을 꿈꾸던 한국이 예상치 못한 암초를 다시 만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한국산 냉동 굴에 대해 ‘노로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제기하며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를 내린 것이다.
미 시장에서 잇따른 퇴짜에도 경남도는 베트남에 이어 러시아로 활굴 수출을 이어가며 K-굴의 명예 회복에 나섰다.
굴 수출 ‘세계 1위’ 선언 뒤 첫 위기

올해 초, 해양수산부는 2030년까지 한국을 세계 최대 굴 수출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굴 양식산업을 대형화·스마트화하고, 개체굴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정부 대책이 본격 추진되기도 전에 FDA의 제동이 걸렸다.
미국 FDA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2023년 1월과 2월에 수확된 한국산 냉동 반껍질 굴에 대해 노로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이유로 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를 결정했다.
이는 캘리포니아 소재 유통업체 S사의 자발적 리콜에 따른 것이며, 해당 굴은 경남 통영에서 채취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로바이러스 의심 증상이 발생했다는 신고는 이미 지난 7일 접수됐다.
캘리포니아 보건 당국은 “해당 굴을 섭취한 이들 중 일부에서 구토, 설사, 복통 등 감염 증세가 나타났다”며 “노로바이러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제품은 ‘한국산 냉동 반껍질 굴, 144개입’으로 백색 골판지 박스에 포장돼 미국 시장에 유통됐다. 수확 시점은 2023년 1월 30일과 2월 4일이었다.
반복되는 리콜, 깊어지는 불신

이 같은 FDA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한국산 생굴과 냉동 굴 제품은 미국 13개 주에서 리콜 조치가 있었다.
지난해에는 통영산과 거제산 굴이 각각 4월, 5월, 6월에 연달아 판매 중단됐다. 이번 조치로 미국 시장 내 한국산 굴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도는 또다시 타격을 입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미국 등 수입국에서는 굴 수출 시 노로바이러스 검사를 의무로 요구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현재는 원료 굴에 대해 사전 검사 후 불검출일 경우에만 수출이 가능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역시 “문제된 제품은 국내 유통되지 않았으며, 국내 유통 시에는 검출 제품을 즉시 폐기하거나 생식용으로 판매 중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굴수하식수협 관계자는 “이미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 보도로 소비자 불안까지 커졌다”며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굴 유통업계 역시 우려를 표했다.
한 관계자는 “굴의 맛과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도, 반복되는 위생 논란은 국제 신뢰를 무너뜨린다”며 “양식장부터 가공시설까지 전반적인 위생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수출’로 돌파구 찾을까

경남도는 위기 속에서도 첨단 수산물 운송 기술을 바탕으로 굴 수출의 새로운 활로를 열고 있다.
3일, 경남도는 거제 해역에서 양식한 활굴 4톤을 특수 컨테이너에 실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수출한다고 밝혔다. 이 활굴은 부산항에서 4일 새벽 출항해 3일 후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해상 수송은 항공편보다 비용이 낮고, 수조에 담아 신선하게 운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에도 경남산 활굴 15톤이 베트남으로 수출돼 현지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경남도는 2020년부터 활수산물 수출물류 거점센터를 운영 중이며, 지금까지 넙치, 우럭 등 318톤, 707만 달러어치를 미국·캐나다 등지로 수출한 바 있다.

이번에 러시아 수출에 활용된 특수 컨테이너는 수온과 산소 농도를 자동 제어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탑재했다.
도는 앞으로 품목과 수출국을 다변화해 안정적인 수출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굴 산업은 지금 변곡점에 서 있다. 세계 최고 품질이라는 자부심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반복되는 위생 논란은 산업의 미래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시장의 문턱을 다시 넘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출 확대가 아닌, 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도 당한적있다. 수출하지마라
노로바이러스…선원들이 바다에 싼 똥 통해서 전파…니들이나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