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분쟁 막는 골든타임
유언장 효력인정 요건 까다로워
사전증여 10년 주기 절세 핵심

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 법정 다툼이 갈수록 늘고 있다. 저성장 시대 상속이 ‘마지막 로또’로 불리면서 형제자매 간 재산 분쟁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런 불화를 막으려면 70대에 유언장과 상속 설계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건강할 때 의사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상속세 절세 전략을 실행할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유언장 무효 분쟁, 형식보다 ‘의사능력’ 문제

유언장 작성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법적 효력 인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민법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 5가지 방식만 인정하며 각각 엄격한 요건을 요구한다.
자필증서의 경우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하며 주소가 불완전하거나 날짜가 누락되면 무효다.
법무법인 태평양 부광득 변호사는 “유언장 분쟁은 형식 요건이 미흡해서가 아니라 피상속인의 의사 능력이 문제가 돼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밝혔다.
실제로 법정에서는 유언 작성 당시 정신적 판단 능력을 둘러싼 다툼이 빈번하다. 고령으로 인지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작성한 유언장은 자녀들이 의사능력 부재를 들어 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분쟁을 피하려면 70대 초중반, 건강할 때 공정증서로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이 안전하다. 공정증서는 공증인과 증인 2명이 참여해 작성되므로 위조나 변조 가능성이 차단되고 법원 검인 절차 없이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상속세 50% 폭탄, 사전증여로 막는다

70대에 상속 설계를 시작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상속세 절세다. 현행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30억 원 초과 구간에 적용된다.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경우 기본공제는 10억 원(배우자 5억 원+일괄공제 5억 원)이다. 세무 전문가들은 이 공제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생전 증여를 통한 재산 분산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증여세는 10년 주기로 공제가 적용된다. 배우자에게는 6억 원, 성인 자녀에게는 각 5천만 원까지 10년마다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다.
한 세무사는 “증여는 증여 시점의 가치로 과세되지만 상속은 사망 시점의 가치로 과세된다”며 “향후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부동산은 가치가 낮을 때 증여하는 것이 절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망 전 10년 이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되므로 적어도 70대 초반부터 계획적으로 증여를 시작해야 한다.
유언대용신탁, 새로운 대안 부상

최근에는 유언장의 한계를 보완한 유언대용신탁이 주목받고 있다. 2012년 도입된 이 제도는 증인 없이 위탁자와 신탁회사 간 계약만으로 성립하며 법원 검인 절차도 필요 없다.
우리은행 신탁부 신관식 전문가는 “유언은 혼자 작성해 보관하기 때문에 사후에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높지만 유언대용신탁은 신탁회사가 즉시 사후수익자에게 통보하기 때문에 지연 위험이 적다”고 말했다.
특히 50~60대 자산가를 중심으로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신 전문가는 “자신이 생전에 재산을 어떻게,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물려줄지 직접 결정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변호사들은 유언장이나 신탁 어느 방식을 택하든 가족과 충분한 의사소통을 거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일방적인 결정보다는 생전에 재산 분배 방식에 대해 가족 전체가 이해하고 동의하는 과정이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상속 문제는 가족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70대는 의사능력이 명확하고 상속세 절세 전략을 실행할 시간이 충분한 골든타임이다. 미루지 말고 지금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