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만하세요” 정부 긴급 발표… 전국 품절 잇따른 종량제봉투, ’18억장’ 푼다

댓글 0

종량제봉투
종량제봉투 품절 사태 /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종량제 봉투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일부 점포에서는 품절 사태가 빚어지면서 구매 수량 제한까지 실시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원료 수급 차질 우려가 사재기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재고는 충분하며, 최악의 경우 일반 봉투 사용도 허용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집에 쓰레기를 쌓아둘 일은 절대 없다”며 “최악의 상황이 오면 일반 봉투 사용 허용 등 만반의 대책을 세웠다”고 밝혔다.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봉투 가격은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해지기 때문에 공장에서 임의로 올릴 수 없다는 설명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부른 불안 심리

종량제봉투
종량제봉투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사재기 열풍의 근본 원인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나프타 수급 차질 우려다.

종량제 봉투는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또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제조되는데, 이 원료가 나프타에서 유래한다.

여기에 지난 25일 기후부가 지자체 대상 재고 조사에 착수하면서 소비자들은 이를 ‘공급 부족 신호’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대형마트의 판매량은 급증했다.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경우 지난 22일부터 29일까지 종량제 봉투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287% 늘었다. 롯데마트도 23일부터 28일까지 판매량이 140% 증가했다.

음식물쓰레기 봉투(131%), 지퍼백(81%), 비닐백(93%) 등 관련 제품의 판매도 동반 상승했다. 이마트 80여 개, 롯데마트 10여 개 점포에서는 27일 기준 구매 수량 제한을 실시 중이다.

“대란 일어날 일 없다” 단언

종량제봉투
종량제봉투 /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정부의 재고 조사 결과는 우려와 달랐다. 기후부에 따르면 228개 기초지자체 중 54%인 123개 지자체가 6개월 치 이상의 종량제 봉투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전국 평균으로는 3개월 치 재고가 확보된 상태다. 더욱이 재활용 업체들이 보유한 재생원료(PE)만으로도 종량제 봉투 18억 3,000만 장을 제조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24년 전국 종량제 봉투 판매량인 17억 8,000만 장을 초과하는 수치다. 다시 말해 재생원료만으로도 1년치 이상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청와대 이규연 홍보소통수석도 25일 “현재 쓰레기봉투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대통령과의 회의에서도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물류 병목 해소와 선제적 대응책

종량제봉투
종량제봉투 / 출처 : 연합뉴스

정부는 절대적 공급량은 충분하지만, 일시적인 물류 병목과 소비자 불안 심리를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기후부는 종량제 봉투를 ‘핵심 관리 품목’으로 지정하고 지자체와 합동 상황반을 구성해 수급 상황을 실시간 감시할 계획이다. 의료 폐기물 전용 용기 등 폴리에틸렌 제품의 수급 현황도 함께 파악 중이다.

일부 점포의 구매 제한 조치는 ‘공급 부족’이 아닌 ‘사재기 방지’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게 기후부의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24일 각 점포에 1인당 1묶음 제한 가이드라인을 전달했으며, 편의점의 경우 점주들이 개별적으로 지자체에 주문하기 때문에 점포별 재고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인 공급망에는 문제가 없다.

결국 이번 사태는 국제 정세 불안이 촉발한 불안 심리가 실제 수요를 초과하는 사재기로 이어진 전형적인 사례다.

정부의 재고 현황과 대응 계획을 종합하면, 소비자들이 평소대로 필요한 만큼만 구매한다면 공급 차질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