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이런 야구장이 생긴다고?” … 1조 원짜리 선택지 놓고 도시가 ‘둘로 갈라졌다’

관광 랜드마크냐 지역 상권 보호냐
1조 재원, 정치 지형 따라 갈린 찬반
시민 여론은 ‘공감대’ 형성을 요구한다
야구장
사진 = 연합뉴스

도시의 미래를 결정할 야구장 하나를 두고 부산이 두 방향으로 갈라지고 있다. 바다를 품은 북항야구장이냐, 전통의 사직야구장 재건축이냐.

시민들과 정치권, 전문가들까지 이 거대한 퍼즐에 각자의 조각을 끼워 넣는 중이다. 지금 부산은 ‘꿈의 야구장’이라는 이름 아래, 단순한 경기장 이상을 고민하는 시간 속에 있다.

북항의 유혹, 바다와 야구의 만남

야구장
사진 = 뉴스1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를 모델 삼아 제시된 북항야구장 구상은 단순한 야구장을 넘어서려 한다. 관광, 문화, 상업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부산만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비전이다.

한 전문가는 “북항 바다야구장은 도시의 경관과 상징성 측면에서 세계적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며 지역경제와 도시브랜드 제고를 언급했다. 실제로 LA의 ‘스테이플스 센터’처럼 스포츠 경기장이 도시재생의 핵심이 된 사례는 세계적으로 많다.

이에 더해 한 민간 기업 회장의 2000억 원 기부 약속은 이 구상을 한층 현실로 끌어당겼다. 하지만 북항 부지 확보부터 최소 1조 원에 달하는 재정 부담, 사직야구장 재건축과의 정책 충돌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전통의 무게, 사직의 명분

야구장
사진 = 연합뉴스

사직야구장 재건축을 지지하는 입장도 강고하다. 이곳은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이자 수십 년간 시민들과 함께한 야구의 성지다.

동래구를 지역구로 둔 송우현 시의원은 “사직의 노후화는 시급한 문제이며, 중앙투자심사 재심사 결과에 따라 빠르게 진행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들 역시 사직 재건축을 통해 기존 상권을 지키고, 접근성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며 북항 이전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북항으로 이전하게 되면 상권 위축과 교통 불편 등 현실적 문제가 따른다는 지적도 꾸준하다.

선택보다 필요한 건 ‘공감’

야구장
사진 = 연합뉴스

부산시는 여전히 사직 재건축만을 유일한 대안으로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북항야구장 건립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 부산 시민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야구장”이라며 공청회나 공개 토론을 통해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단순히 입지 논쟁을 넘어서, 어떤 야구장이 부산이라는 도시에 더 깊게 뿌리내릴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기도 하다.

야구를 넘어 도시의 얼굴을 바꾸려는 시도, 그 첫 번째 결정을 앞둔 부산. 지금 필요한 건 ‘선택’이 아니라, ‘공감’이다. 바다와 야구, 시민과 미래가 함께하는 ‘부산의 꿈’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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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말도 안되는소리 야구장 신축한다고 이야기한지 30년이 넘었다 내년 선거 때문에 또 그러지

  2. 바닷가에는 안개 및 염분기가 있는 수분이 많아 모든것이 좋지 않으니…사직구장이 딱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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