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까지 세 경기 던지겠다” … 류현진, 태극마크 마지막 불꽃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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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경기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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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일 수도 있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을 이틀 앞둔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은 12일(한국시간) 마이애미 FIU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에게 분명한 목표를 밝혔다.

“이 한 경기가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결승까지 세 경기를 던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16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돌아온 베테랑 좌완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16년 만의 귀환, 공백이 만든 절박함

WBC] 좌타자에 유리한 론디포파크…무거워진 류현진 어깨 |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류현진의 마지막 대표팀 활동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이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을 이끈 주역이 KBO 9시즌, MLB 10시즌을 거쳐 다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2025시즌 26경기에서 9승 7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하며 여전한 투구 능력을 증명한 그는, 공식 평가전(한신 타이거스전)에서도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컨디션을 점검하며 WBC 무대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준비 기간은 2009년과 달리 빠듯하다. 류현진은 “그때는 경기를 준비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부족하다”며 “충분히 자고 시차 적응을 마쳐 좋은 투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좌완 자원 공백, 모든 짐이 한 어깨에

WBC] 대표팀 마지막 경기 가능성에 류현진 "세 경기 더 던질 것" | 연합뉴스
류현진 “세 경기 더 던질 것” =연합뉴스

한국 대표팀은 체코전 11-4 승리, 일본전 6-8 패배 뒤 조별리그 마지막 호주전 승리로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투수 운용은 여전히 불안하다.

문동주(한화)와 원태인(삼성)은 대회 이전 탈락했고, 호투를 이어가던 손주영(LG 트윈스)마저 부상으로 이탈했다. 좌완 자원이 사실상 류현진 한 명에게 집중된 구조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그의 역할이 8강 승부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은 “어떤 보직으로 등판할지는 류지현 감독님만 알고 있다”고 했지만, 팀의 절박한 투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본인이기도 하다.

‘과거 기억만으로 던지지 않겠다’…론디포파크, 익숙한 무대

WBC] '우승후보' 도미니카공화국, 충격의 탈락…푸에르토리코 8강행 - 뉴스1
사진=뉴스1

8강전이 펼쳐지는 론디포파크는 류현진에게 낯선 공간이 아니다. 2020년 9월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으로 이곳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6이닝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다만 그는 “당시엔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었는데, 지금은 펜스를 앞으로 당겨 타자 친화적으로 변했다고 들었다”며 달라진 구장 환경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8강 상대인 도미니카공화국 또는 베네수엘라 핵심 타자들과 빅리그 시절 대결 경험이 있음에도 “과거 기억만으로 던지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단기전에선 한 이닝, 한 이닝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에서 토너먼트 특성을 꿰뚫는 노장의 투구 철학이 묻어났다.

조별리그 마지막 호주전에 대해 “내 야구 인생의 세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짜릿했다. 살짝 눈물이 날 뻔했다”고 회상한 류현진은 “대표팀 분위기는 최고”라고 강조했다.

38세의 에이스가 마지막일지 모를 태극마크 무대에서 온 힘을 쏟을 준비를 마쳤다. 3월 14일 오전 7시 30분 론디포파크에서 울려 퍼질 그의 투구가 한국 야구의 역사에 어떤 문장을 추가할지, 모든 이목이 마이애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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