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D램 가격 90% 폭등
삼성·SK 빠진 시장, 中이 집어삼켰다
DDR5보다 비싼 DDR4 ‘가격 역전’

2025년 3분기,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DDR4 가격이 DDR5를 넘어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구형 D램 생산을 축소하거나 중단하자, 중국과 대만 제조사들이 공급 공백을 채우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DDR4, 10년 만의 최대 폭등세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11일 보고서에서 “DDR4 시장은 올해 하반기 내내 공급 부족과 강력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PC·서버용 DDR4 가격은 3분기에 각각 38∼43%, 28∼33% 오르고, 소비자용 DDR4는 85∼90% 급등할 전망이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예측치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용 DDR4 계약 가격은 이미 60∼85% 상승해 일부 PC 시장에서는 8GB DDR4 모듈 가격이 동일 용량의 DDR5 모듈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TV, 가전, 네트워킹, 산업 제어 등 다양한 산업에서 DDR4 수요가 꾸준하지만, PC·서버에 우선 공급되면서 소비자용 제품은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中 CXMT, 저가 공세로 점유율 10% 돌파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구형 제품 비중을 줄이는 사이, 중국 CXMT는 DDR4 가격을 글로벌 평균 대비 10~50% 낮춰 공급하는 공격적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렸다.
2024년 CXMT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성장했다. 가격 경쟁력 덕에 PC방, 신흥국, 산업용 장비 등 DDR4 수요가 남아 있는 틈새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대만 난야(시장 점유율 2%)와 윈본드(0.4%)도 산업·특수용 수요를 중심으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韓 빅3, 고성능 메모리로 재편

현재 DRAM 전체 시장 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DDR5 등 고성능 메모리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DDR4는 점차 산업용과 일부 신흥국 시장에만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서버 시장에서 DDR5 보급률이 크게 확대되면 DDR4 수요가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 사이 CXMT는 저가 공세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으며, 이는 한국 업체들의 구형 제품 수익성에 직접적인 압박이 되고 있다.
판도 변화의 그림자

전문가들은 CXMT의 매출 급성장이 가격 인하에 따른 ‘저수익 구조’라는 점을 지적한다.
현재 CXMT는 차세대 DDR5와 HBM 생산 확대에 투자를 집중하며, 저가 DDR4 대량 생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략적으로 철수한 DDR4 시장을 중국과 대만이 사실상 장악한 가운데, 업계는 향후 가격 변동 폭이 단기간에 안정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