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 역사상 단 한 명도 없었던 ‘달러 조(兆)만장자(trillionaire)’가 현실로 다가왔다. 일론 머스크(54)가 설립한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가 2026년 6월 12일 나스닥(NASDAQ·티커 SPCX)에 상장되면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머스크의 순자산은 9,710억 달러(약 1,476조원)로 평가됐다.
이는 스페이스X 보유 지분을 공모가(주당 135달러) 기준으로 재평가한 결과로, 단 하루 만에 2,740억 달러가 순자산에 추가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상장 이후 주가가 소폭만 상승해도 머스크가 인류 최초로 개인 순자산 1조 달러를 넘어서는 ‘조만장자’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역사상 최대 IPO…750억 달러 실탄 확보
이번 스페이스X IPO는 공모 규모만 약 750억 달러(약 100조원)에 달해, 2019년 사우디 아람코(Aramco)를 뛰어넘는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 공모로 기록된다. 공모가 기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시가총액)는 약 1조 7,500억~1조 7,700억 달러 수준으로 산정되며, 이는 테슬라(약 1조 6,000억 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파생상품 예측 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1조 8,000억 달러를 넘을 확률을 약 84%, 2조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을 약 69%로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경제 방송들은 이번 청약에만 우리 돈으로 약 380조원의 자금이 몰렸다며, 전 세계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효과’를 경고하고 있다.
6,900억+2,790억…지분 구조가 만든 ‘1조 달러’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의 스페이스X 보유 지분 가치는 공모가 기준 약 6,900억 달러, 테슬라 보유 지분은 약 2,790억 달러로 평가된다. 이 두 자산만 합산해도 9,690억 달러에 육박하며, 여기에 보링 컴퍼니·뉴럴링크 등 기타 자산을 더하면 1조 달러 달성이 수치상 사실상 확실시된다는 것이 시장의 계산이다.
주목할 부분은 지배 구조다. 머스크는 차등의결권 주식 등을 통해 상장 이후에도 스페이스X 의결권의 84%를 유지한다. 구글 알파벳·메타와 유사한 듀얼 클래스(dual-class) 구조로, 경제적 지분이 희석되더라도 실질 지배력은 거의 온전히 보존되는 설계다.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이처럼 의결권이 고도로 집중된 구조에서 이사회와 소액주주가 실질적 견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에디슨이냐, 과두권력이냐”…조만장자 시대의 균열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머스크를 두고 “우리 시대의 에디슨”, “우리 시대의 아인슈타인”이라 칭했으며, 전 GM 부회장 밥 루츠는 “자동차 공학 분야에서 미국인의 독창성에 대한 세계의 존경심을 되살렸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 역시 파격적 행보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야심 찬 아이디어를 세계 최고 가치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역량이 이를 상쇄한다고 본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머스크가 전기차·우주·소셜미디어·인공지능(AI)·뇌 임플란트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을 단일 개인이 동시에 장악하는 구조가 과두정치형 권력 집중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회의론 측에서는 스페이스X의 매출 상당 부분이 미국 정부·국방부 계약에 의존하고 있고, 스타링크의 장기 수익성 역시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1조 7,500억 달러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한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75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금 이동이 나스닥 단기 변동성 확대와 신흥국 자본 유출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