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중동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음에도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석 달째 2000원 안팎에서 꿈쩍하지 않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분이 소비자 가격으로 좀처럼 전달되지 않는 구조적 괴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석유 최고가격을 현행보다 낮추는 7차 조정을 이날 오후 7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유종별로 L당 최소 100원 이상 인하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쟁 전으로 돌아간 국제유가, 국내 가격은 ‘500원 차이’
25일 오전 8시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3.14달러로 전쟁 직전(72.48달러) 수준을 사실상 회복했다. WTI는 69.92달러로 7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고,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67.29달러로 오히려 전쟁 이전보다 저렴해졌다.
반면 같은 시각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2007원, 경유는 1998원을 기록했다. 전쟁 이전 1500~1600원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400~500원의 격차가 남아 있다.
‘방어선’이 ‘지지선’으로…최고가격제의 역설
정부는 지난 3월 13일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유가 폭등을 차단하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한 것으로, 3월 27일 2차 조정 당시 L당 210원씩 상향 조정된 이후 현행 기준(휘발유 1934원·경유 1923원·등유 1530원)이 약 석 달째 동결 상태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내려간 지금, 이 상한선이 오히려 가격 하락을 막는 ‘지지선’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도 이 역기능을 인정하고 이번 7차 조정을 통해 상한선을 낮춰 소비자 체감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