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만에 LNG 운반선 2척을 7,505억 원에 수주하며 올해 누적 수주액 5조 8,000억 원을 돌파한 삼성중공업의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11년 만의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성과 배분 규모를 둘러싼 노동자들의 불만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2년 만의 성과급, 왜 현장은 싸늘한가
삼성중공업은 올해 1월 약 12년 만에 초과이익성과급을 지급했다. 지급 기준은 기본급과 수당을 합친 상여 기초액의 208%였으며, 사내 협력사 직원에게도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208%에서 70%까지 차등 지급하며 상생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나 조선소 현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중공업이 각각 기준임금 대비 600%대, 800%대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탓이다.
나아가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영업이익의 30%를 고정 성과급으로 배분해달라는 요구안까지 제시한 상태다.
SK하이닉스 룰 대입하면 1인당 얼마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보상 기준으로 자리 잡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10% 배분 모델’을 삼성중공업에 적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삼성중공업의 2025년 영업이익 8,622억 원의 10%인 862억 원을 원청 직원 약 1만 300명에게 균등 배분하면 1인당 몫은 약 840만 원이다.
증권가에서 내다보는 2026년 영업이익 컨센서스 1조 5,694억 원을 기준으로 하면 1인당 약 1,520만 원으로 오르고, 메리츠증권의 긍정적 추정치인 1조 9,435억 원을 대입하면 최대 1,890만 원까지 기대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 흔히 목격되는 수천만 원 단위 보상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 변수는 조선업 특유의 방대한 인력 구조에 있다. 사내 협력사 직원까지 포함하면 전체 인원은 약 2만 8,700명으로 불어나고, 같은 재원을 나눌 경우 2025년 기준 1인당 배분액은 약 300만 원으로 급감한다.
조선업에 반도체 공식 그대로 쓸 수 없는 이유
시장에서는 수주 산업인 조선업과 반도체 산업을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구조적 오류라고 분석한다. 선박 건조는 수주부터 인도까지 수년이 소요되며, 단년도 실적에는 환율·원자재 가격 변동·공정 지연 리스크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특정 연도의 이익 비율을 고정하는 방식보다는 공정 안전 지표, 납기 달성률, 협력사 상생 지표 등을 연동한 성과 모델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조선업 전체로 확산되는 성과급 재편 논의가 삼성중공업 노사 협상의 향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시장은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