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중국 비야디(BYD)가 5,991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순위 4위에 올라선 것이다.
지난해 10위에 머물던 브랜드가 단 한 해 만에 983.4%라는 전무후무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흐름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수입차 시장 내 경쟁 구도 변화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2,000만 원대 저가 전기차 공세와 맞물려 정부의 보조금 기준 완화까지 겹치면, 국내 시장을 지켜온 현대자동차그룹의 가격 방어선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YD, 가격과 마케팅으로 시장 뒤흔들다
비야디의 성장 동력은 명확하다. 최저 2,50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경쟁력이 핵심이다. 여기에 보조금이 소진된 지역 소비자에게 최대 169만 원을 자체 지원하는 마케팅까지 더해지며 소비자의 구매 장벽을 낮췄다.
하반기에는 지커(Zeekr)와 샤오펑(Xpeng) 등 신흥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도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어서, 중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기차 대응 여부가 희비 갈랐다
같은 기간 경쟁 브랜드들의 희비는 전기차 대응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아우디는 Q4 e-트론 판매 호조와 딜러사 할인 프로모션에 힘입어 전년 대비 42.5% 성장한 4,056대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순수 전기차 라인업이 부재한 렉서스는 4,834대로 5위에 머물렀지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하며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볼보는 주력 전기차 가격을 761만 원 낮췄음에도 배터리 리콜 이슈가 겹치며 증가 폭이 3.5%에 그쳤다.
현대차, 안방에서도 부담 커진다
현대차는 2026년 1분기 국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15만9,066대에 그쳤다. 글로벌 매출은 45조9,390억원으로 역대 1분기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 급감하며 수익성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관세 부담 약 8,600억 원, IRA 세액공제 폐지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 약 3,000억 원 등 대외 변수가 동시에 타격을 입혔다.
현대차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당초 외국계 전기차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던 보조금 지급 기준이 완화되는 분위기를 보이면서, 테슬라·비야디 등 수입 업체들이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다시 열렸다. 현대차와 기아는 그동안 촘촘한 전기차 라인업과 국내 보조금 혜택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을 방어해왔지만, 이 구도가 흔들리는 셈이다.
결국 지금 현대차에게 필요한 것은 수입차 간 경쟁을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2,000만 원대 중국 전기차 공세에 맞설 수 있는 저가 전기차 라인업 강화와 내수 가격 방어 전략의 전면적인 재편이다. 안방 시장에서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복잡해진 지금, 현대차의 다음 수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