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또다시 이런 행동을?” …중국 전투기가 일본 앞에서 벌인 ‘위험천만 행보’,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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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J-15, 일본 F-15에 두 차례 레이더 조준
사격통제용 FCR, 미사일 발사 직전 단계 신호
항모 랴오닝함 100회 함재기 이착륙 전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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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J-15, 일본 F-15 레이더 조준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중국군 함재기가 일본 자위대 전투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동북아 군사 긴장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9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측의 간헐적 레이더 조사가 수색 목적이 아닌 위험한 행위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격통제 레이더,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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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J-15 함재기 / 출처 : 연합뉴스

일본 방위성이 문제 삼은 것은 중국군 J-15 함재기가 사용한 레이더의 성격이다. 전투기에 탑재된 레이더는 크게 수색용과 화기관제용으로 나뉜다.

화기관제 레이더는 목표물까지의 정확한 거리와 방위각을 측정해 미사일이나 기관포 발사를 준비하는 장비다. 국제 관행상 이 레이더로 상대를 조준하는 행위는 공격 직전 단계로 간주된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수색을 위해 레이더를 이용할 경우 간헐적으로 조사하지 않는다”며 중국 측 주장을 반박했다.

실제로 6일 오후 4시32분부터 3분간, 같은 날 오후 6시37분부터 31분간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 레이더 조사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패턴을 보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 탐색이 아닌 화기관제 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FCR 락온은 통상 AIM-120과 같은 공대공 미사일의 발사 준비 단계에 해당하며, 조준당한 측은 즉각 회피기동에 들어가야 하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2013년 이후 12년 만의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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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관계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중국군이 일본 자위대를 대상으로 레이더 조준을 한 것은 201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동중국해에서 중국 해군 함정이 해상자위대 호위함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여러 면에서 더 위험하다. 함정 간 레이더 조준과 달리 고속으로 기동하는 전투기 사이의 조준은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응 속도도 눈에 띈다. 2013년에는 사건 발생 6일 후에야 공표했지만, 이번에는 10시간도 지나지 않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같은 날 호주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이 사안을 직접 거론하며 동맹국 지지 확보에 나섰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평가를 낮추고 상대의 도발 비용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사안을 국제 규범 위반 문제로 조기에 확산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항모 랴오닝함의 전력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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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 / 출처 : 연합뉴스

레이더 조준 사건과 맞물려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의 대규모 함재기 운용이 포착됐다. 6~7일 이틀간 오키나와 본섬과 미나미다이토지마 사이 해역에서 함재기와 헬리콥터의 이착륙을 약 100회 실시한 것이다.

중국 항모 전투기가 다이토 제도 사이 해역에서 이착륙한 것이 공식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방위성은 호위함과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켜 대응했지만, 이런 항모 실기동이 레이더 조사와 함께 벌어졌다는 점에서 연속적 전력 시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왕쉐멍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대변인은 “랴오닝함 항모 편대가 미야코 해협 동쪽 해역에서 정상적으로 함재기 비행 훈련을 조직했고, 사전에 훈련 해·공역을 발표했다”며 일본 자위대가 훈련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다카이치 발언이 촉발한 군사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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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중국의 대만 해상 봉쇄 상황을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중국은 즉각 강력 반발했다. 이후 한 달간 중국은 일본 여행 자제령, 희토류 수출 지연, 일본 콘텐츠 유입 제한 등 다층적 압박을 가해왔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지역 안보 의장은 “중국이 일본 국내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정치적 균열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며 “중국의 조건에 맞춰 지역 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보다 강경하고 위험을 무릅쓰는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중일 양국의 책임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2013년 레이더 조사 사건 이후 양국 정상이 2년 가까이 회담하지 못했던 전례를 고려할 때 이번 갈등 역시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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