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87억’ 정부 지원받고도 “북한 돌아갈래요”… 뜻밖의 요구 사항에 정부 ‘초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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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중단 10년
1.3조 피해 입은 기업들
정부의 도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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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기업인 사위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영하의 추위 속에서 80여명의 기업인들이 피켓을 들고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앞에 섰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 10년을 맞은 지난 10일, 이들은 “우리는 개성공단에 가고 싶다”고 외쳤다.

한때 120여개 기업이 가동되며 2004~2016년 누적 32억3000만 달러를 생산하던 남북 경협의 상징은 이제 40개 기업(32%)이 폐업한 ‘좌초 자산’으로 남았다.

박근혜 정부의 2016년 2월 10일 중단 결정 이후, 입주기업들은 1조3000억원의 손실을 떠안은 채 10년을 버텨왔다.

김진향 전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의 “이재명 정부, 국민주권정부에서 기업인들이 다시 뛸 수 있도록 한 맺힌 손을 잡아달라”는 발언은,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요청을 담고 있다.

통일부가 박근혜 정부의 결정을 “자해행위”로 평가하고 “조속한 정상화”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실행 방안은 여전히 공백이다.

5787억 지원의 함정… “턱없이 부족한” 생존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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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기업협회 기자 회견 / 출처 : 연합뉴스

정부는 1~4차에 걸쳐 총 5787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공식 인정한 피해액 7087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며, 기업협회가 추산한 실제 피해액 1조3000억원의 44% 수준이다.

미지급액 1300억원(투자자산 596억원, 유동자산 217억원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조경주 회장은 “아무 잘못도 없는 기업인의 입장에서 그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다. 2021년 27개사(22.3%)였던 폐업률은 5년 만에 40개사(32%)로 증가했다. 연평균 2%의 추가 폐업은 단순 시간 경과가 아닌, 누적된 경영 악화의 악순환을 의미한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해외 이전 기업 30개사를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재가동 가능한 기업은 절반 이하”라며 “현장 경험을 가진 기업이 사라지면 재개 시 산업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재개의 딜레마… 미국 제재와 남북 신뢰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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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 출처 : 연합뉴스

개성공단 재개 논의는 복잡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조경주 회장이 미국 정부에 “기업인의 단순 자산 점검 방문은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국제 제재 체계가 기본적인 자산 확인마저 제약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2020년 이후 재가동 움직임이 거의 없었던 것도 미중 갈등 속 대북 제재 완화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측 역시 변수다. 조 회장은 “남북 간 합의를 신뢰하고 그곳에서 기업 활동을 했을 뿐”이라며 북측에 방문 승인을 호소했지만, 북한의 핵 고도화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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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기업협회 기자 회견 / 출처 : 연합뉴스

개성공단 재개는 비핵화 진전과 국제 제재 완화가 동반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 10년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대북정책 실행력을 가늠하는 시험지가 됐다. 다시 뛰고 싶다는 기업인들의 절박한 호소는, 남북 경협이 정치 구호가 아닌 생존 문제임을 일깨운다.

미국 제재 완화, 북한과의 신뢰 회복, 국내 여론 설득이라는 삼중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정치적 역량이 시험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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