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빨리 배변하느냐가 전신 건강 좌우한다”…장 통과 시간, 미생물 구성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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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번 규칙적으로 화장실을 찾는 것이 건강의 기본이라고 여겨왔지만, 이제는 ‘얼마나 빨리’ 배변하느냐가 전신 건강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연구팀이 수십 편의 기존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장 통과 시간의 차이가 장내 미생물 구성에 뚜렷한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장내 미생물 지도 분석 장면
장내 미생물 지도 분석 장면 / 연합뉴스

같은 밥상, 다른 몸속 세계

두 사람이 똑같은 식사를 해도 장 통과 속도에 따라 장내 환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배변이 빠른 사람은 탄수화물 중심 식단에 적응한 미생물이 우세한 반면, 배변이 느린 사람은 단백질을 선호하는 박테리아가 장을 지배하게 된다.

이 단백질 분해 과정에서 유해 대사산물이 생성되고, 이것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지며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핵심 분석이다.

유익균 단백질과 장 회복
유익균 단백질과 장 회복 / 연합뉴스

느린 배변이 뇌까지 위협한다

연구팀은 장 운동 지연과 변비가 대사성 질환, 염증성 질환뿐 아니라 파킨슨병 같은 신경계 질환과도 연결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장내 미생물이 생성하는 유해 물질이 장-뇌 축(gut-brain axis)을 통해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배변이 지나치게 빠른 경우 역시 문제로, 배변 속도의 양 극단 모두에서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평균적인 사람보다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난치성 뇌종양 면역치료 연구
난치성 뇌종양 면역치료 연구 / 뉴스1

맞춤형 장 건강 관리 시대가 열린다

연구팀을 이끈 헨릭 로거 교수는 장 통과 시간을 “장 건강을 확인하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도구”라고 평가했다. 개인의 배변 속도를 파악하면 프로바이오틱스, 영양 보충제, 약물에 대한 반응을 더 정확히 예측해 맞춤형 치료와 식이 요법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환자 데이터에 장 통과 시간 변수를 추가했을 때, 식단 정보만 분석할 때보다 장내 미생물 구성을 훨씬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파킨슨병 조기진단과 장내균
파킨슨병 조기진단과 장내균 / 뉴스1

이번 연구는 수천 명의 건강인과 과민성대장증후군, 변비, 간경변 환자 데이터를 종합한 것으로, 2023년 세계적 권위의 소화기 전문 학술지 Gut에 게재됐다. 장 건강에 대한 일률적 처방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개인별 장 통과 시간의 차이에 있었으며, 앞으로는 이 변수가 질병 예방과 치료 전략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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