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문장이 법이 됐다”…시행 50일 만에 벌어진 충격적인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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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본사 사장 나와라.”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법적으로 불가능했던 이 요구가 현실이 됐다.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 50여 일 만에 원청 400곳에 교섭 청구서가 날아들면서 산업계 전체가 뒤흔들리고 있다.

재계 혼란, 시행령 확정 이슈
재계 혼란, 시행령 확정 이슈 / 연합뉴스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사용자’ 개념의 대폭 확장이다. 이전까지 하청 노동자는 오직 자신과 근로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사장과만 임금·처우를 협의할 수 있었고, 원청 대기업은 “우리 소속이 아니다”며 법적 책임을 벗어날 수 있었다.

파업노동자 책임 규정 강화
파업노동자 책임 규정 강화 / 연합뉴스

하지만 개정법 시행 이후에는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이라면, 근로계약서 없이도 법적 사용자로 인정된다.

삼성전자 사내식당·시설관리·AS 담당 하청 노조가 “삼성전자가 임금과 근로조건을 사실상 좌우한다”며 직접 교섭을 요구한다면, 삼성전자 본사도 교섭 테이블에 나와야 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국회 처리 전반대 기자회견
국회 처리 전반대 기자회견 / 뉴스1

숫자로 증명된 파급력…민간·공공 가리지 않고 ‘직격’

고용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개정법 시행 약 50일 만에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은 400곳에 달한다. 민간 기업이 223곳으로 절반을 넘었고, 중앙정부·지자체·공공기관 등 공공부문도 177곳이 포함됐다.

민주노총은 더 광범위하게 571곳에 교섭요구공문을 발송했으며, 이 가운데 46곳만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상태다. 대학가도 예외가 아니다.

택배·배달 노동자성의 현장 변화
택배·배달 노동자성의 현장 변화 / 뉴스1

고려대, 연세대 등 15개 대학이 교섭 요구를 받았고, 성공회대·인덕대에 대해서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을 공식 인정했다.

정부, 경사노위 카드 꺼냈지만…갈등 봉합까진 ‘첩첩산중’

산업 현장의 혼란이 커지자 정부는 5월부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가동해 노사정 사회적 대화로 갈등을 중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를 달래기 위한 ‘당근책’도 함께 내놨다. 내년부터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기준금액의 10~8.5%를 정액 지급하는 ‘공정수당’을 공공부문에 먼저 도입하고, 저가 입찰로 임금이 삭감되는 하도급 구조를 막기 위해 낙찰 하한율도 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법의 실효성과 분쟁 가능성을 동시에 우려한다. 고려대 노동대학원 권혁 교수는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당초 입법 목적은 사라지고 법적 분쟁만 빈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면 하청 노동법 전문가들은 “원청 정규직의 절반 수준 임금을 받아온 하청 노동자에게 이번 법은 근로조건 개선의 결정적 전환점”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분명히 존재한다.

민주노총이 7월 15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란봉투법이 노동 현장의 구조적 불평등을 바로잡을 해법이 될지, 아니면 산업 혼란을 키우는 뇌관이 될지는 5월 경사노위 교섭 테이블의 결과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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