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조기 종료’ 발언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감행한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개시 열흘을 갓 넘긴 시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료를 공개 시사했다.
‘에픽 퓨리(Epic Fury·장대한 분노)’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군사행동은 2026년 2월 28일 오후 5시경 개시됐으며, 5만 명 이상의 병력과 전투기 200대, 항공모함 2척이 투입된 대규모 작전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조기 종료’ 발언은 전황 평가의 신뢰성과 맞물려 적잖은 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도랄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은 매우 곧 끝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전쟁에서 가장 위험한 국면은 이미 3일 전에 끝났다”며 현재 상황이 초기 충돌 단계와 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고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3월 8일 후계자로 공식 발표된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맥락도 주목된다.
수치로 본 전황…공식 발표와의 온도 차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체적 수치를 쏟아냈다. 이란 해군 함선 51척 격침, 미사일 능력 10% 수준으로 감소, 드론 발사 능력 83% 감소, 5,000개 이상의 목표물 타격, 미사일 발사대 90% 이상 감소가 핵심 주장이다.
테헤란·이스파한·마슈하드 등 이란 주요 도시의 군사 시설이 집중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중부사령부가 3월 4일 기준으로 공식 발표한 격침 선박 수는 잠수함 포함 17척으로, 트럼프 주장(51척)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드론 능력 감소율 역시 일부 보도에서 75%로 다르게 제시되는 등 수치의 일관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과의 엇박자…’둘 다 맞다’는 궁색한 해명
!["전쟁 곧 끝납니다" .. 트럼프 '이란 전쟁 곧 종료' 선언, 승리 기준은 '과연' 3 트럼프의 '에픽 퓨리'…70년 이란 악연 겨눴다[최종일의 월드 뷰] - 뉴스1](https://www.reportera.co.kr/wp-content/uploads/2026/03/news1_EC9790ED94BD_ED93A8EBA6AC_EC9E91ECA084_20260310_014605.jpg)
더 큰 쟁점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메시지 혼선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최근 이번 군사작전을 두고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자, 기자들은 트럼프에게 정면으로 충돌 여부를 물었다.
트럼프는 “둘 다 맞다”고 답하며 이란의 공군·방공망·해군·통신망이 모두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현재 드론 생산 공장을 공격 중이며 드론 전력은 아직 25% 수준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작전이 ‘초토화’를 넘어 현재도 진행형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미군 사상자도 총 8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리’의 기준과 향후 변수
트럼프는 ‘충분한 승리’의 기준을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고, 매우 오랜 기간 미국·이스라엘 및 동맹국을 공격할 무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상태”로 정의했다.
그러나 이는 검증 가능한 구체적 기준이 아니라는 점에서 ‘사실상의 승리 선언’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전선 확대 위험도 남아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민병대 4개 부대가 이란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공격 위협도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는 유조선 공격 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으로 타격하겠다”고 경고했으며, 유가 안정을 위해 일부 대(對)이란 석유 제재 해제도 시사했다. 신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 트럼프가 “같은 문제를 반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한 점도 협상 여지를 좁히는 요소다.
에픽 퓨리 작전은 전쟁 개시 10여 일 만에 조기 종료 국면을 맞는 듯 보이지만, 수치 신뢰성 논란·내부 메시지 혼선·잔존 전력의 위협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승리 선언’이 실질적 종전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국면의 서막이 될지는 이란 신지도부의 태도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 여부가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