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200조’ 적자에도 “성과급은 꼬박꼬박” … 혈세 둘러싼 진실 수면 위로 드러나자 국민들 ‘분통’

부채 200조 넘어도 억대 연봉 늘어
인건비 고착화, 신입 채용은 급감
전기요금 인상 논란 재점화

올해 한국전력공사의 누적 부채는 200조 원을 넘어섰지만, 전체 직원 중 억대 연봉을 받는 비율은 오히려 꾸준히 상승했다.

직원 수는 줄었지만, 인건비 구조는 더욱 고임금 중심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 효율화를 내세운 자구노력 속에서도 고액 연봉자 확대와 성과급 지급 관행은 국민 눈높이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억대 연봉자 증가, 신입 채용은 급감

한국전력의 억대 연봉자 비율은 2020년 12.7%에서 2024년 22.1%로 9.4%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억대 연봉자 수는 약 2000명 가까이 늘어난 반면, 전체 직원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2020년 2만 3396명이던 직원 수는 2024년에는 2만 2561명으로 줄었고, 신입 채용 인원도 1550명에서 601명으로 급감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월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입 채용이 줄고 고연봉 구조가 굳어지는 것은 조직의 세대 단절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성과급과 연봉 체계가 국민의 상식과 맞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공익성과 재무건전성을 고려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전은 공공기관 운영법 제48조를 근거로, 흑자 여부와 관계없이 경영 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전 “흑자 전환했지만, 요금 인상 불가피”

한전은 올해 상반기 5조 889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누적된 영업적자는 30조 9000억 원, 부채는 200조 원을 넘겨 재정 회복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한전은 시설 투자와 전력 공급 안정성을 위해선 장기 재원이 필요하다며,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한전은 고객참여 제도와 예산 긴축 등 자구노력으로 상반기에만 2조 3000억 원 규모의 재무 개선을 이뤘다고 밝혔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유승훈 교수는 “결국 요금 현실화를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산업용보다 억제돼 온 주택·일반용 요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내부 구조 개편 시급”

전문가들은 지금의 고연봉 체계와 성과급 지급 구조가 장기적으로는 조직 혁신을 가로막고,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강득구 의원은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이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만큼, 한전은 보수 체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여전히 구조조정과 제도 개선을 진행 중이라며, 내부 개편과 외부 소통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