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피눈물 흘리는데 “은행까지 한패였다고?”… 드디어 잡힌 범인의 정체 봤더니 ‘말도 안 돼’

새마을금고 임직원, 전세사기 공범 지목
대전 피해자 수·금액 전국 최고 수준
검찰 “장기간 구조적 공모 있었다” 밝혀

대전 지역 새마을금고 임직원들이 전세사기범과 장기간 유착하며 거액의 불법 대출을 승인한 정황이 확인됐다.

대전지방법원 형사12부는 지난 15일,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새마을금고 전·현직 임직원 5명과 건설업자 5명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피고인 대부분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일부는 자신의 과실을 인정했다.

대전의 ‘전세 지옥’… 사기의 온상은 새마을금고

대전은 현재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2025년 6월 기준 대전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 건수는 3,569건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다.

인구 1,000명당 피해자 수는 약 2명으로, 피해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2022년 7월부터 2024년 7월까지 2년 동안 발생한 피해액만 2,136억 원에 이른다.

새마을금고를 통한 불법 대출액은 768억 원에 달하며, 대전 지역 전세사기 피해 건물의 약 40%가 새마을금고 대출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새마을금고가 단순한 자금 제공 기관이 아닌, 구조적인 공모 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내부 공모·가족 동원까지… 조직적 범행 정황

새마을금고 전무이사였던 B씨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총 40차례에 걸쳐 건설업자들에게 약 768억 원을 대출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B씨는 그 대가로 2억 4천만 원 상당을 수수했고, 이 돈은 배우자 및 처가 명의 계좌로 분산 이체됐다. 이후에는 ‘가장이혼’을 통해 범죄 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B씨는 주요 전세사기범 중 한 명인 G대표와 이부형제 관계였으며, 함께 일한 법인 직원들 일부는 B씨의 친동생과 조카로 확인됐다.

공판에서 피고인 대부분은 “공모하지 않았다”,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여신업무 담당자 중 한 명은 “업무에 소홀했던 점이 있다”며 과실을 인정했다.

건설업자 측도 “친분에 의한 금전 거래일 뿐”이라며 조직적 사기 혐의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눈 감은 금융권, 등 돌린 시스템

지난해 기준 대전은 인구 10만 명당 전세사기 피해자 수는 16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피해율을 기록 중이다.

대전 지역은 다가구·다세대 주택 비율이 높고, 관리·감독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구조라는 점에서 사기범들이 활동하기에 유리한 환경이었다.

다음 공판 준비기일은 11월 17일, 브로커 2명에 대한 첫 재판은 11월 24일로 예정돼 있다.

금융기관 내부의 부정행위가 드러난 만큼, 피해자 보호와 함께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유착과 조직적 범행의 결과라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