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매달리더니 “이런 괴물이 탄생할 줄이야” … 정상회의 깜짝 뒤흔든 ‘한국산’의 놀라운 ‘정체’

APEC 정상회의서 첫 실전 배치
드론 해킹 통한 무력화 기술 주목
국가중요시설 상시 대응 기대

드론 위협을 실시간으로 해킹해 무력화하는 국내 기술이 세계 정상들이 모인 APEC 무대에서 실제로 작동했다.

드론의 제어권을 탈취해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는 ‘K-안티드론’ 기술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현장에서 경호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다.

이 기술은 2021년부터 정부 주도로 진행된 다부처 연구개발의 성과로, 불법 드론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시대에 실질적인 대응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정상이 지켜본 ‘드론 사냥꾼’의 실전 무대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현장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안티드론 장비가 주요 회담장과 정상들의 숙소, 주요 항만까지 24시간 감시와 대응 임무를 수행했다.

이번 경호 작전에 투입된 장비는 드론의 실시간 제어권을 탈취하는 고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지능형 무력화’ 장비였다.

이 장비는 탐지부터 식별, 무력화까지 모든 과정을 단일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어 기동성과 실용성이 뛰어나다. 실시간 해킹 방식인 라이브 포렌식 기술이 적용돼, 상용 드론은 물론 기체 정보조차 없는 ‘커스텀 드론’까지 제압할 수 있었다.

30개 기관 5년 협력의 결실

이번 기술은 우주항공청과 경찰청이 함께 주관한 ‘불법드론 지능형 대응기술개발’ 사업의 성과다.

2021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30여 개 기관이 참여했다. 실제 투입에 앞서 원자력연은 양양국제공항에서의 실증시연을 마쳤고, 이를 바탕으로 APEC 경호 현장에 투입됐다.

또 다른 핵심 장비인 ‘지상기반 시스템’은 LIG넥스원, 수산이앤에스, 이오아이알 등이 공동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레이더, RF스캐너, 카메라 등 여러 센서를 통합해 하나의 화면에서 운용하는 방식으로, 탐지율과 식별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

일회성 아닌 상시 대응 체계로

이번 실전 배치는 시작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앞으로 공항, 원자력시설, 정부청사 등 국가중요시설에서 상시적으로 기술이 운용될 수 있도록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보안기술연구실 탁태우 박사는 “국제적 행사에서 우리 기술이 실제로 쓰였다는 점은 연구자로서 큰 의미”라며 “향후 상용화를 통해 불법 드론 위협에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상상 속 이야기 같았던 ‘드론 무력화’ 기술. 이제는 우리 손으로 만든 기술이 세계를 지키는 방패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