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0만 건 개인정보 유출에 감독 책임 기관 공무원 쿠팡행 논란
노동부 장관 “전직 공무원 접촉 시 패가망신” 강경 경고
대통령실부터 검찰·공정위까지 쿠팡 취업 61명 확인돼

개인정보 3370만 건이 유출된 쿠팡을 향해 정부 각 부처가 일제히 칼을 빼들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31일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강력한 어조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에게 쿠팡으로 이직한 공무원과의 접촉을 전면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패가망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6월 고용노동부 5·6급 공무원 5명이 쿠팡으로 이직한 것이 발단이었다.
과로사 의혹과 산재 은폐 의혹을 조사해야 할 감독 기관 인력이 피감독 기업으로 대거 옮긴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전직 직원과의 접촉 보고 의무를 강조하며 징계 규정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서기관과 사무관 여러 명이 쿠팡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쿠팡의 ‘전관 네트워크’

2018년부터 2024년 7월까지 쿠팡이 영입한 부장급 이상 정·관계, 법조계, 언론계 인사는 총 61명에 달한다. 이 중 정·관계 출신이 40명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6월에는 대통령실 3급 상당 선임행정관을 비롯해 공정위 4급, 검찰 7급, 산업부 3급, 경찰 경위, 고용부 6급 등 6명이 쿠팡과 계열사로 취업 승인을 받았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한 달에 6명이 같은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정위 출신의 쿠팡 이직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22년 10월 카르텔총괄과장이 전무로, 올해 4월에는 5급 사무관이 상무로 재취업했다.
쿠팡이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162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행정소송 중인 상황에서 나온 인사 이동이라 더욱 논란이 크다.
규제 회피 전략 의혹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쿠팡의 전관 채용에 대해 “공정한 경쟁 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다른 기업 사례까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쿠팡의 전관 채용 관행을 본격 조사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쿠팡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찰, 국회의원 보좌관을 대거 채용해 대관 사업에 주력해왔다”며 “감독 부처의 문제 제기를 무마하려는 선제 조치가 아니냐”고 의심했다.
실제로 노동계에는 5급 공무원이 연봉 2억8000만 원, 6급이 2억4000만 원에 쿠팡으로 이직했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경제 제재를 통한 처벌을 현실화하기 위해 공정위에 강제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공정위는 압수·수색 같은 강제조사 권한이 없어 쿠팡 같은 대기업에 대한 실효성 있는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기업 규모에 비해 정부와의 소통 채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전관 채용을 통해 이를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