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군대, 진짜 싸울 수 있냐”…선택적 모병제, 안보 강화냐 종이 호랑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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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동안 유지해온 대한민국 징병제가 갈림길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3월 27일 국무회의에서 ‘선택적 모병제’를 포함한 국방개혁에 속도를 주문하면서, 군 복무의 패러다임이 구조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책의 골격은 단순하다. 국민개병제를 유지하되, 입대 예정자가 ’10개월 단기 징집병’과 ’36개월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 중 하나를 스스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 당시 “수십만 명의 청년을 단순 반복 훈련에만 묶어두는 것보다, 복합 무기 체계 교육과 민간 진출 기회를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인구 절벽이라는 구조적 위기 앞에서 던진 이 승부수가 실제로 안보를 강화할 수 있을지, 아니면 ‘종이 호랑이’ 군대를 만드는 패착이 될지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이다.

속보] 李대통령 "스마트강군 전환…선택적 모병제 등 국방개혁 속도" | 연합뉴스
속보] 李대통령 “스마트강군 전환…선택적 모병제 등 국방개혁 속도” | 연합뉴스 / 연합뉴스

’10개월’이 넘지 못하는 벽

1968년 1.21 사태 이후 36개월까지 늘었던 육군 복무 기간은 현재 18개월까지 줄었다. 그런데 이번에 제시된 ’10개월’은 군사 전문가들이 숙련 형성의 마지노선으로 여기던 기간을 정면으로 하회한다.

5주의 기초군사훈련을 제외하면 야전 부대 실복무는 8개월 남짓, 여기서 휴가와 전역 대기를 빼면 실질적인 작전 투입 기간은 7개월 미만으로 떨어진다. 전차·자주포·정밀 유도무기를 운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으로, 결국 징집병은 경계·단순 임무에 집중하고 실제 전투는 장기 복무 간부가 전담하는 이원 구조가 불가피해진다.

1억의 유혹, 그러나 냉담한 현장

정부 구상의 성패는 36개월 전투부사관 지원율에 달렸다. 국방부는 하사 연봉을 3,390만 원 수준으로 올리고, 단기복무 장려금 1,000만 원을 비과세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요즘군대]대선 앞 모병제 논의가 우려되는 까닭 - 뉴스1
[요즘군대]대선 앞 모병제 논의가 우려되는 까닭 – 뉴스1 / 뉴스1

수치만 보면 매력적이다. 3년 전투부사관을 선택하면 연봉과 장려금을 합쳐 약 1억 1,000만 원(세전) 이상의 목돈이 가능하다. 반면 10개월 징집 후 26개월을 민간에서 보내면 최저임금 기준 약 5,300만 원의 누적 수익이 발생한다. 26개월의 자유를 5,700만 원의 추가 수익으로 교환할 수 있느냐, 이것이 선택적 모병제 흥행을 결정할 기회비용의 핵심이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2020년 95%에 달했던 육군 부사관 획득률은 지난해 42%까지 곤두박질쳤다. 민간 시장의 임금 상승 속도를 군이 따라잡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숫자만으로 청년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간부 의존도 100%, 북한과의 전투력 격차

10개월 징집병 비중이 전체의 70%를 넘을 경우, 한국군의 상시 전투 준비 태세는 사실상 ‘간부 의존도 100%’에 수렴하게 된다. 병사가 보조 수단으로 전락하면, 유사시 숙련병 예비 자원이 전무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10년 장기복무병을 기반으로 하는 북한군과 맞설 때, 머릿수는 맞추더라도 개별 전투력에서 심각한 열세에 놓일 수 있다는 조건부 시나리오를 형성한다. 결국 선택적 모병제의 성패는 법 개정과 처우 개선의 디테일, 그리고 실제 지원율이라는 냉정한 숫자가 판가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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