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쿠페형 SUV 시장에 가격표 한 장이 업계를 술렁이게 만들고 있다.
인피니티가 북미 시장에 새로 내놓은 2027년형 QX65의 시작 가격은 약 5만 4천 달러(한화 약 8,100만 원)로, 제네시스 GV80 쿠페(약 8만 2천 달러, 한화 약 1억 2,300만 원)와 비교하면 기본 가격 기준 무려 2만 8천 달러(한화 약 4,200만 원)가 낮다.
이 가격 차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BMW X6(약 7만 4천~7만 5천 달러), 아우디 Q8(약 7만 5천 달러), 메르세데스-벤츠 GLE 쿠페(약 9만 달러)까지 포함하면, QX65는 동급 경쟁차 중 사실상 유일한 ‘5만 달러대 쿠페형 럭셔리 SUV’로 자리매김한다. “쿠페형 SUV는 최소 7만 달러 이상”이라는 시장의 공식을 정면으로 깨고 들어온 것이다.
QX60 DNA 위에 쿠페 감성을 얹다
QX65는 인피니티의 3열 패밀리 SUV인 QX60을 기반으로 3열을 삭제하고 루프 라인을 낮춘 2열 5인승 쿠페형 파생 모델이다.
파워트레인은 가변 압축비 기술이 적용된 2.0리터 VC-Turbo 4기통 엔진에 9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으며, 최고출력 268마력과 최대토크 약 38.7kg·m을 발휘한다. AWD(사륜구동)가 전 트림 기본이다.
트림 구성은 LUXE(약 5만 4천 달러), SPORT(약 5만 6천 달러), AUTOGRAPH(약 6만 3천 달러) 세 단계다. 주목할 점은 최상위 트림 AUTOGRAPH조차 GV80 쿠페의 시작 가격보다 낮다는 사실이다.
해외 매체들은 AUTOGRAPH 트림의 가죽·자수 마감을 두고 “가격 대비 고급감이 준수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이 곧 최선의 선택을 의미하진 않는다. 인피니티는 2017년 QX70 단종 이후 북미에서 딜러망 축소와 판매 감소를 겪으며 브랜드 존재감이 약화됐고, Kelley Blue Book 등 중고차 조사기관들은 인피니티의 리셀 밸류(중고차 잔존 가치)가 렉서스·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상대적으로 큰 편임을 지적해왔다.
인포테인먼트 UI와 ADAS 패키지 역시 “독일차·제네시스·렉서스 최신 시스템보다 한 세대 느리다”는 비판이 반복된다.
반면 GV80 쿠페는 3.5리터 V6 터보 기반으로 최대 409마력(e-슈퍼차저 사양)을 발휘하며, 0→시속 97km 가속을 약 4.7초에 끊는다. 5년/6만 마일 기본 보증에 파워트레인 10년/10만 마일 보증까지 더하면, 8만 달러라는 절대 가격에도 불구하고 장기 보유 비용 측면에서 독일차 대비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