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128조 썰물… 한은, 집값·빚투 잡으려 금리 카드 만지나

댓글 0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연합뉴스

수도권 집값이 다시 오르고, 증시 반등을 틈탄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재점화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융안정에 대한 공식 경고를 발령했다. 한은은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재상승과 레버리지 투자 확대를 금융불균형 누증의 핵심 불안 요인으로 명시했다.

단기 금융시스템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올해 5월 17.2를 기록하며 ‘주의 단계(12 이상)’ 상단에 위치했다. 작년 12월 16.3에서 6개월 새 추가 상승한 수치다. 중장기 구조적 취약성을 반영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도 올해 1분기 46.0으로 2008년 이후 장기 평균(45.7)을 상회하며, 8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5월 가계대출 9.3조 ‘폭증’…1년 9개월 만에 최대

가계대출 급증세는 수치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월별 평균 증가 폭은 작년 10~12월 2조7천억원, 올해 1~3월 3조원, 4월 3조5천억원에서 5월에는 9조3천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늘어난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대출에 반영된 데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도 동반 급증한 결과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신용대출 잔액은 6월 1일부터 11일까지 열흘 만에 약 5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5월 대출 급증을 계기로 ‘가계부채 비상 관리 체제’를 공식화한 상황이다.

중소기업 연체 우려
연합뉴스

엇갈린 신호…가계는 ‘버티는 중’, 기업은 ‘경고등’

가계 지표는 긍정과 부정 신호가 교차한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DTI)은 올해 1분기 말 134.1%로 작년 3분기 말(139.7%)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1.00%로 장기 평균(1.16%)을 밑돌았다. 그러나 취약차주 비중은 작년 3분기 말 6.4%에서 올해 1분기 말 6.7%로 높아졌다.

기업 부문은 더 우려스럽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올해 1월 말 2.43%로 상승 전환했으며, 장기 평균(1.62%)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은 대기업이 2024년 4.0배에서 작년 5.4배로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은 -0.7배에서 -0.4배로 소폭 나아졌을 뿐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다수라는 의미로, 금리 인상 국면이 도래할 경우 ‘좀비기업’ 구조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취약성 수치 경고
한국은행, 연합뉴스

외국인 주식 128조 순유출…한은 “금리 인상 필요” 시사

올해 들어 6월 9일까지 외국인의 국내 증권 순유출은 833억7천만달러(약 128조원)에 달한다. 주식에서 948억1천만달러가 빠져나간 반면, 채권에서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로 114억4천만달러가 순유입돼 대조를 이뤘다.

외환보유액은 5월 말 기준 4천269억9천만달러로 작년 말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대외채무 비율과 단기외채 비중 등 대외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금융안정보고서와 별도 브리핑에서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집값 재상승, 가계부채 팽창, 빚투 확대를 금리 결정에 본격 반영하겠다는 정책 신호로 해석한다. 작년 4분기 말 기준 민간신용의 명목 GDP 대비 비율은 197.9%로, 한은은 가계·기업 레버리지 모두 선진국과 신흥국 평균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