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임금근로자 36.9%
월 300만원 이상 번다
정부 외국인 임금 자문위 신설

국내 상주 외국인 근로자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월 300만 원 이상을 번다는 통계가 나왔다.
숫자만 보면 괜찮은 수준이지만, 정부는 이달 초 ‘외국인 임금 자문위원회(가칭)’ 신설을 발표하며 적정 임금 수준을 재검토하겠다고 나섰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국가데이터처와 법무부가 10일 발표한 ‘2025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15세 이상 국내 상주 외국인은 169만 2,000명이었다.
이 중 임금근로자의 36.9%가 월 3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렸고, 200만~300만 원 구간이 50.2%로 가장 많았다.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이 29.9%로 1위, 베트남이 16.0%로 뒤를 이었다. 아시아 출신이 91.4%를 차지했다.
겉으로 본 숫자와 현장의 괴리

통계상 평균 임금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비전문취업(E-9 비자) 근로자의 68.9%는 여전히 200만~300만 원 미만에 머물러 있다.
주 40~50시간 일하는 비중이 58.1%지만, 6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자도 8.7%에 달한다. 제조업(44.9%)과 도소매·숙박·음식업(20.4%)에 집중된 이들은 단순노무(27.1%)와 기계조작(25.6%) 직종에 몰려 있다.
업계 전문가드른 “실제 급여는 내국인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일 전남 고흥에서는 외국인 계절노동자에 대한 임금 착취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정부가 ‘임금 자문위’ 꺼낸 이유

법무부는 지난 3일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발표하며 외국인 임금 문제를 정책 최우선 과제로 올렸다.
핵심은 “너무 낮아도, 너무 높아도 문제”라는 인식이다. 임금이 지나치게 낮으면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반대로 너무 높으면 내국인 저학력층과의 일자리 경쟁이 심화된다는 우려다.
정부가 구상 중인 자문위는 노사정 각 기관에서 연도별 적정 임금 수준 의견을 수렴하고, 직종별 상한선까지 검토할 예정이다. 최저임금은 지키되, 기업 부담도 줄이고 내국인 일자리도 보호하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기존 E-9 비자가 저숙련 중심이라 현장 투입 가능한 기술직 인력이 부족하다는 산업계 지적도 반영됐다.
외국인 노동 없인 못 돌아가는 한국 산업

통계를 뒤집어 보면 한국 산업의 외국인 의존도가 드러난다. 비전문취업 체류자의 99.9%가 취업 상태이고, 수도권 거주 비율은 57.5%에 달한다.
제조업 현장에선 “외국인 근로자 없으면 공장 문 닫는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전문인력(E-7)과 재외동포(F-4) 비자는 각각 전년 대비 25.3%, 1.9% 증가하며 꾸준히 늘고 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저임금에 기댄 경쟁력 유지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임금을 올리면 자동화·스마트 공장 전환이 빨라질 것”이란 역설적 기대도 나온다.
정부가 내놓을 ‘적정 임금’ 해법이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과 산업 경쟁력, 내국인 고용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9만 명의 삶과 한국 제조업의 존립이 걸린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