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이 핵 투발 수단의 틀을 벗어나고 있다. 이제는 수도권과 주한미군 핵심 기지를 겨냥한 재래식 ‘포화 타격’ 무기로 빠르게 진화하는 양상이다.
북한은 최근 개량형 화성포-11라 전술 탄도미사일 5기를 동해 방향으로 발사해 집속탄두와 공중지뢰살포탄의 성능을 공개 시험했다. 북한 측 주장에 따르면 5기의 미사일은 약 136km 거리의 목표 구역 12.5~13ha를 높은 밀도로 타격했다고 한다.
미국의 유력 북한 전문매체는 이번 시험이 핵무기에 가려져 있던 재래식 포화 공격 교리의 위험한 잠재력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무기 시험이 아니라, 전쟁 초기 한미 연합군의 대응 체계를 마비시키려는 전술적 의도가 담긴 시연이라는 평가다.

축구장 18개를 한 번에 쓸어버리는 집속탄의 공포
집속탄두는 일반 고폭탄두와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상공에서 수십에서 수백 개의 자탄(子彈)을 광범위하게 흩뿌려 인명과 비장갑 차량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는 구조다.
이번 시험에서 확인된 비행거리 136km는 전략적으로 치명적인 수치다.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발사할 경우 서울 수도권 전역은 물론, 경기 평택에 위치한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까지 단숨에 사정권에 들어온다. 북한이 재래식 수단으로도 한미 연합의 핵심 지휘·작전 거점을 직접 위협할 수 있음을 실전 데이터로 입증한 셈이다.
250기 발사차량…’물량 공세’가 진짜 위협
북한이 2024년 최전방 부대에 250기의 전술 탄도미사일 발사차량을 인도했다고 주장한 사실은 이번 시험의 의미를 배가시킨다. 발사관 수를 기준으로 하면 수백에서 1,000발 이상의 동시 발사 능력을 과시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히 읽힌다.

특히 공중지뢰살포탄이 전쟁 초기에 대량 살포될 경우, 공군기지 활주로나 주요 보급로가 일시적으로 봉쇄될 수 있다. 지뢰 제거 작업이 완료되기 전까지 한미 연합군의 항공 작전과 보급 운용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킬체인 vs. 포화 공세…방어 경쟁 더 치열해진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이 위협에 속수무책인 것은 아니다. 패트리어트(PAC-3)와 천궁-II(M-SAM)로 구성된 다층 미사일 방어망이 운용 중이며, 발사 원점을 선제 타격하는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 기반의 킬체인 역량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물량’이다. 방어 체계의 요격 한계를 초과하는 대량 미사일이 동시에 쏟아진다면 일부 돌파는 피하기 어렵다.
결국 북한의 집속탄두 SRBM은 핵 억제와 재래식 포화 공격을 동시에 노리는 복합 위협으로 자리잡았다. 한미 연합의 킬체인이 발사 전 원점을 얼마나 빠르고 정밀하게 제압하느냐가 앞으로의 방어 경쟁에서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