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5 2,800만 원인데 제타 X는 1,900만 원”…폭스바겐 원가 절감의 끝, 기아 직접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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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준중형 세단 중고차 한 대 값으로 독일 브랜드 신형 전동화 SUV를 살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폭스바겐이 2026년 하반기 중국 시장에 투입할 ‘제타 X’의 가격이 10만 위안, 우리 돈 약 1,900만 원 이하로 책정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이 파격적인 가격표는 중국 현지에서 점유율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아와 현대차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수치다. 가성비가 생존의 절대 기준이 된 중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입지가 또 한 번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기아, 5번째 전용전기차 EV5 국내 출시…넓은 실내·안전사양 특징 | 연합뉴스
기아, 5번째 전용전기차 EV5 국내 출시…넓은 실내·안전사양 특징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스코다 빈자리, 제타 X가 채운다

제타 X는 폭스바겐과 중국 제일기차(FAW)의 합작사를 통해 양산되며, 중국 현지 개발 소형 전용 플랫폼(CMP)을 기반으로 한다. 과거 폭스바겐 그룹 내 가성비 포지션을 담당하던 스코다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으면서, 그 역할을 제타 브랜드가 온전히 이어받은 구도다.

외관은 화려한 장식 대신 직선적이고 단단한 실루엣으로 오프로더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목할 대목은 극한의 원가 절감에도 불구하고 중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첨단 사양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과 협력 개발한 최신 전자 아키텍처를 탑재해 레벨 2 이상의 반자율주행 보조 시스템(ADAS)과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콕핏을 갖출 예정이다.

기아 준중형 전기 SUV 'EV5' 내·외장 공개…'강인함+미래' 담았다 - 뉴스1
기아 준중형 전기 SUV ‘EV5′ 내·외장 공개…’강인함+미래’ 담았다 – 뉴스1 / 뉴스1

기아 EV5와 900만 원 가격 격차

제타 X가 예고대로 10만 위안 이하로 출시될 경우, 기아가 중국 현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순수 전기 준중형 SUV EV5(14만 9,800위안, 약 2,800만 원)와의 가격 차이는 무려 900만 원에 달한다. 현대차의 현지 전략형 내연기관 준중형 SUV 무파사(12만 1,800위안, 약 2,300만 원)도 초기 구매 비용 면에서 제타 X에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중국 전기차 절대 강자 BYD의 동급 모델 위안 플러스(약 11만 5,800위안)조차 제타 X보다 비싸다는 사실이다. 수입 브랜드인 폭스바겐이 로컬 업체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이례적인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이미 폭스바겐은 사기타 S 세단을 약 7만 9,800위안(약 1,480만 원)부터 투입한 전례가 있어, 제타 X의 초저가 전략은 일회성 승부수가 아닌 계획된 포지셔닝으로 읽힌다.

가격이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위기는 현실

물론 가격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기아 EV5는 전장 4.6미터급의 넉넉한 차체와 64.2kWh 대용량 배터리를 앞세워 900만 원의 가격 차이만큼 실질적인 우월성을 보유하고 있다. 제타 브랜드가 중국 내에서 저가 염가형으로 인식되는 한계 역시 브랜드 신뢰감과 내장재 품질 면에서 기아의 확고한 우위를 가리킨다.

그럼에도 수입 브랜드의 그늘 아래 로컬 업체보다 저렴한 신차를 찍어내는 폭스바겐의 셈법은 현대차와 기아에 적잖은 위기감을 안긴다. 성능과 쾌적함의 가치를 중국 소비자에게 얼마나 선명하게 설득해 내느냐가 향후 점유율 수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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