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64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 랠리의 이면에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빚투’ 잔액이 자리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상승과 위험이 동시에 누적되는 구조를 우려하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4월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소폭 하락 출발했으나 곧 상승 전환해 장중 6404.03을 기록하며 하루 만에 사상 최고치를 재경신했다.
오전 11시 기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167억 원, 3434억 원 순매도를 쏟아낸 반면, 개인은 홀로 819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지탱하는 형국이다.

빚투 34조, 역대 최고치 경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4조2592억 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란 전쟁 충격으로 코스피가 5000선대로 급락했던 3월 11일에는 31조7584억 원까지 줄어든 바 있으나, 이후 상승 랠리가 이어지자 한 달여 만에 약 8% 가까이 급증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4월 20일 기준 121조8172억 원으로 회복하며, 전쟁 직후 108조 원까지 급감했던 수준에서 빠르게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기대감이 견인,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이번 랠리의 핵심 동력으로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호조 기대감이 꼽힌다.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의 약 40%가 IT·반도체 단일 섹터에 집중된 구조상, 반도체 업황이 전체 지수 방향성을 사실상 좌우하는 형태다.
시장에서는 AI 슈퍼사이클 수혜와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결합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빚투의 역설, 상승의 연료이자 하락의 뇌관
문제는 신용거래융자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누적된 상황에서 시장이 방향을 전환할 경우다.
주가가 하락하면 빌린 돈으로 매수한 주식의 담보가치도 동반 하락하고, 담보비율이 일정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투자자 의사와 무관하게 반대매매에 나선다.
이 강제 청산 물량이 추가 하락을 촉발하고 다른 계좌의 담보비율까지 훼손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업계가 경고하는 핵심 시나리오다.
실제로 이번 전쟁 충격 당시 코스피는 최고점 대비 약 20% 급락하며 이 같은 악순환이 현실화된 바 있다. 당시보다 신용융자 잔액이 더 높게 쌓인 현재, 동일한 충격이 재현될 경우 낙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2차 종전 협상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국제 유가와 외국인 수급이 중동발 변수에 따라 재차 출렁일 가능성이 남아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누적된 빚투 규모가 시장 하락 시 충격을 배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