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00억 몰린 ‘스페이스X’ 공모주…미래에셋, 물량 확보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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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제로 논란
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231만여주 인수 예정으로 공시됐던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최종 배정 단계에서 단 1주도 배정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투자자들이 납입한 청약 증거금 약 7,624억원은 6월 13일 새벽 전액 환불 처리됐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해 역대 최대 규모인 750억 달러(약 114조원)를 조달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공모가 대비 19.34% 오른 161.11달러에 첫날 거래를 마감했다.

미래에셋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인수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을 강점으로 내세웠으나, 정작 국내 투자자들은 공모가 수익 기회를 통째로 잃었다는 점에서 투자자 신뢰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EC 공시엔 ‘231만주’…배정 단계서 ‘0주’로 뒤집혔다

SEC에 제출된 424B4 투자설명서에는 미래에셋증권이 2,314,815주, 공모가 기준 약 3억 1,250만 달러(한화 약 4,000억원 규모) 어치를 인수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그러나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최종 배정(Allocation) 단계에서 한국 물량을 전량 취소하면서 이 수치는 무의미해졌다.

IB 업계에서는 424B4 상의 인수 물량은 어디까지나 ‘예정치’이며, 최종 배정 권한은 대표주관사에게 집중돼 있다고 설명한다. 스페이스X처럼 수요가 폭증하는 대형 IPO에서는 미국·유럽 대형 기관 채널에 우선 물량을 공급하고, 공동 인수단(co-manager)·해외 소규모 배정분이 후순위로 밀리는 관행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 IB 관계자들은 “인수단으로 등재된 증권사가 배정 물량을 1주도 받지 못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계약 구조상 대표주관사의 재량이 광범위하게 인정되는 만큼 법적 분쟁으로 가져가기엔 현실적 제약이 크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 공모주 전량 삭감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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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돈은 ‘0주’…그룹 자기자본은 수천억원 배정 성공

이번 논란의 핵심에는 구조적 모순이 존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IPO를 앞두고 미국 현지에서 약 7,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으며, 이 중 절반가량인 3,000억~4,000억원 규모를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투입해 배정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룹이 2022~2023년 투자한 4,100억원에 이번 자기자본 투자분까지 합산하면 미래에셋의 스페이스X 누적 투자액은 약 9,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반면 국내 전문투자자들이 납입한 7,624억원은 공모주 1주도 받지 못한 채 전액 반환됐다. 청약은 1차·2차 각각 1분, 2분 만에 완판될 만큼 폭발적인 수요가 몰렸던 터라 투자자들의 상실감은 더욱 컸다.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서는 “스페이스X 간접 투자 창구라는 프리미엄으로 다른 증권사보다 높은 주가를 인정받았는데, 이제 그 프리미엄이 사라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이어졌다.

‘코리아 패싱’인가, 글로벌 IB 구조의 약자인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일본 증권사는 물량을 받았는데 한국이 중국·홍콩과 함께 배정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주장도 제기됐다. 일부 투자자는 금융감독원 민원 게시판과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다만 일본 배정 수치에 대한 구체적 공시 자료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현 단계에서는 투자자 주장 수준에 머물러 있다.

IB 업계는 이를 정치적 의도보다는 상업적 배정 최적화 결과로 본다. 대표주관사 입장에서는 미국·유럽 대형 기관 채널에 물량을 더 공급하는 것이 수수료·관계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며, 한국계 공동 인수단은 브랜드 인지도와 투자자 풀이 제한돼 협상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외 공모주 판매 시 ‘배정 불확실성’을 더 명확히 고지하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계열 ETF가 ‘공모주 편입 예정’을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을 진행한 행위가 실제 배정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제도적 논의도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래에셋은 “투자자 보호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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