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1조 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5월 21일 파업을 공식 예고한 가운데, 공장 가동이 멈출 경우 하루에 발생하는 손실 추정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숫자보다 훨씬 무거운 리스크가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다고 경고한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안민정책포럼에서 삼성전자 파업의 파급 효과를 분석하며, 공장 가동 중단이나 매출 감소 같은 가시적 손실보다 글로벌 빅테크 고객 이탈·핵심 인재 유출·기회비용 상실 등 재무제표로 환산하기 어려운 비용이 기업 근간을 더 크게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은 공정 검증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구조 탓에, 한 번 대체 공급선으로 발길을 돌린 고객을 재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AMD, 공급망 신뢰성을 ‘숫자’로 잰다

엔비디아는 분기 단위로 공급업체를 평가해 물량 배분에 직접 반영하고, AMD 역시 공급망 회복 탄력성을 핵심 경영 평가 지표로 삼고 있다.
파업 리스크가 수면 위로 부상하는 즉시 이들 고객사가 TSMC 등 대체 공급선 검토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이번 노사 갈등을 단순한 임금 분쟁이 아닌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분기점으로 읽는다.
대만 현지 언론들조차 삼성전자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자국 반도체 기업들이 가격 협상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1조·10조·1764개…숫자로 본 연쇄 충격
노조 측 파업 결의대회에는 4만 명이 참석했으며, 반도체 부문 참여율은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한 달가량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부문에서만 최대 10조 원의 영업이익이 증발하고, 이 충격파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협력사 1,764개 기업 생태계 전반으로 번지게 된다. 평택캠퍼스 생산라인 1개당 약 3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구조여서, 가동 중단 시 주변 지역 상권까지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AI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라는 골든타임에 내부 갈등으로 경쟁 열위가 고착화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으려면, 객관적 경영 지표에 기반한 투명한 보상체계 정비와 외부 중재 장치의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