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만에 계급장이 바뀐다”…1좌→대좌, 막료장→대장, 정규군화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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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자위대 창설 이후 72년 동안 일본이 굳게 봉인해 온 ‘계급장’이 마침내 봉인 해제 수순을 밟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올해 안에 자위대 간부 계급 명칭을 일반 정규군과 동일한 방식으로 전면 개편하는 자위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으로, 동북아 안보 판도를 흔들 초대형 변수가 현실로 다가왔다.

단순히 이름을 바꾸는 행정 절차로 치부하기엔 전략적 의도가 너무 짙다.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이미 ‘2026 회계연도 내 국제 표준화 실행’을 공식 합의했고, 이번 명칭 변경이 개헌을 통한 정식 군대 창설로 가는 징검다리라는 분석이 외교가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숫자에서 계급장으로…16단계 자위대 계급의 변신

이번 개편의 핵심은 자위대 16개 계급 체계 중 위관급 이상 간부 호칭의 전면 교체다. 육·해·공 자위대를 이끄는 막료장은 ‘대장’으로, 그 아래 장성급은 ‘중장’으로 바뀐다. 대령에 해당하던 1좌는 대좌로, 중령·소령인 2좌·3좌는 중좌·소좌로, 대위에 준하는 1위는 대위로 직관적으로 변경된다.

반면 부사관인 ‘조(曹)’와 병사인 ‘사(士)’ 계급은 그대로 유지한다. 구 일본군의 부정적 이미지를 우려한 현역 자위관들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명칭 개편이 여론과 내부 반발을 동시에 관리하는 정밀한 정치적 연산의 결과물임을 방증한다.

日자위대 계급 명칭 군대처럼 바꾼다…"1위→대위, 대장 신설" | 연합뉴스
日자위대 계급 명칭 군대처럼 바꾼다…”1위→대위, 대장 신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평화헌법의 우회로…72년 만에 드러난 민낯

일본은 1947년 평화헌법으로 전력 보유를 공식 금지당하자, 1954년 ‘방어 목적’의 자위대를 창설하고 특수한 계급 명칭 뒤에 숨어 실질적 전력을 키워왔다. ‘1좌’, ‘2좌’라는 숫자 체계는 정규군이 아님을 강변하는 법적 방패막이었던 셈이다.

일본 정부가 내세우는 공식 명분은 ‘국제 표준화’다. 나토군 등 타국과 합동 훈련 시 숫자 기반 계급명이 위계 파악을 방해한다는 실무적 불편함을 이유로 든다. 그러나 이 명분은 2027년까지 방위비를 GDP 2% 수준인 약 43조 엔으로 폭발적으로 확대하는 계획과 정확히 맞물리며, 전략적 재무장의 완성도를 높이는 그림의 일부로 읽힌다.

개헌까지 남은 마지막 한 발…동북아 균형추의 변화

계급 명칭 정규군화가 완료되면, 일본의 전쟁가능국가 전환에 남은 과제는 헌법에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명기하는 개헌 작업뿐이다. 계획대로라면 일본은 평화헌법 제정 이후 80여 년 만에 법적·제도적으로 완전한 정규군 보유국이 된다.

다만 한국의 안보가 이 흐름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는 구도는 아니다. 한국군은 현무 시리즈로 대표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위력 탄도미사일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독자적으로 구축해 왔으며, 이는 역내 군사 동향을 억제할 수 있는 실질적 전략 자산이다. 결국 계급장 하나를 바꾼 일본의 행보가 지역 안보의 무게 중심을 단숨에 뒤집을 수는 없지만, 동북아 군비 경쟁의 셈법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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