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된다더니”…삼성 과반노조 7만5천명, 6년 만에 ‘완전 붕괴’

댓글 0

AI 생성 썸네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창업주 이병철 선대 회장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노조는 안 된다’며 철칙으로 삼았던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무너진 지 불과 6년여 만에, 삼성전자에는 전체 임직원의 절반을 넘는 과반노조가 탄생했다.

수십 년간 억압으로 쌓인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한 결과지만, 거대 권력이 된 노조는 이제 내부 분열이라는 또 다른 위기와 마주하고 있다.

총파업 경고 연설 장면
총파업 경고 연설 장면 / 연합뉴스

50년 침묵을 깬 6년의 압축 성장

삼성 노사관계의 첫 균열은 2018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들의 직접고용 합의에서 시작됐다.

이듬해인 2019년 11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공식 출범하며 50년 무노조 경영은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반노조 선언 기자회견
과반노조 선언 기자회견 / 연합뉴스

결정타는 2020년 5월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노조 와해 의혹을 공개 사과하며 ‘무노조 정책 폐기’를 선언한 순간이었다.

2021년에는 창사 52년 만에 첫 단체협약이 체결됐고, 2024년 2월에는 삼성그룹 4개 계열사 노조가 연대한 초기업노조가 출범하며 조직이 폭발적으로 팽창했다.

과반노조 공식 대변 장면
과반노조 공식 대변 장면 / 뉴스1

2026년 2월 기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조합원은 7만 5,000명으로 전체 임직원(약 12만 명)의 62.5%에 달하는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2024년 6월 당시 조합원이 2만 8,397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0개월 동안 약 2.6배 규모로 불어난 셈이다.

‘보상 불만’이 쌓아 올린 조직, 이제 45조 원을 요구하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급성장의 핵심 동력을 이념 투쟁이 아닌 철저한 경제적 불만으로 분석한다. AI 반도체 호황 속에 경쟁사 SK하이닉스와의 체감 연봉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성과급 산정 방식이 불투명하다는 구성원들의 불신이 노조 가입의 거대한 불씨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구호와 집결의 동력
구호와 집결의 동력 / 뉴스1

과반노조로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한 노조는 2026년 3월 영업이익의 15%, 금액으로는 약 45조 원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쟁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2024년 여름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에 이어, 2026년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피해자’에서 ‘권력’으로…대표성 논란에 흔들리는 내부

그러나 과반노조라는 위상 뒤에는 뼈아픈 내부 균열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약 80%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집중돼 있으며, 노조의 요구가 DS 부문 성과급에만 치우치자 디바이스경험(DX) 등 비반도체 부문 조합원들 사이에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조합비 기습 인상 논란까지 겹치면서 DX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하루 1,000건이 넘는 대규모 탈퇴 러시가 이어지는 역풍을 맞고 있다. 시장에서는 노조가 ‘특정 부문만의 이기주의 집단’이라는 비판을 넘어서려면, 과반을 대표하는 조직으로서 내부 소수 의견을 포용하는 진정한 연대를 증명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한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