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서 나는 쉰내, 원인은 박테리아
습기와 땀으로 악취 더 심해져
세탁기 관리와 건조법이 핵심 열쇠

지하철 안, 밀착된 사람들 틈 사이로 풍기는 불쾌한 냄새. 깨끗하게 빨았다고 믿었던 옷에서 쉰내가 올라오는 순간, 그 민망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이 악취의 실체는 우리가 잘 모르는 미생물 ‘모락셀라’에서 비롯된다. 생활공간과 피부에도 존재하는 이 세균은 특히 젖은 빨래처럼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제대로 마르지 않은 옷과 수세미 등에 번식하며, 냄새뿐 아니라 면역력이 약한 이들에게는 피부염이나 수막염 같은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
쉰내의 정체, 박테리아 ‘모락셀라’

자주 세탁을 해도 옷에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대부분 빨래 섬유 속에서 자라는 박테리아 ‘모락셀라’ 때문인데, 이 균은 세제 찌꺼기, 땀, 피지, 단백질 성분을 먹고 자라며 축축한 환경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한다.
특히 오래된 세탁조는 섬유 찌꺼기와 오염물질이 그대로 쌓여 악취가 쉽게 발생하며, 건강한 성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의 경우 피부염이나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냄새 막는 세탁 습관 3가지

쉰내를 예방하려면 세탁 전 습관부터 바뀌어야 한다. 첫 번째는 젖은 상태의 옷을 바로 세탁기에 넣지 않는다. 땀이나 물에 젖은 수건과 옷은 잠시 널어 물기를 어느 정도 날린 뒤 세탁기에 넣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세탁 후 빨랫감을 바로 꺼내야 한다. 세탁기 안은 습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세탁물을 그대로 두면 냄새 유발균이 빠르게 자란다. 기상청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세탁 후 가능한 한 빨리 세탁기를 비우고 내부를 건조시키라고 권고한다.
세 번째는 세탁기의 정기적인 청소다. 미지근한 물에 과탄산소다를 풀어 1시간가량 담근 후 세탁과 정지를 반복해 찌든 때를 제거하면 좋다.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이용한 세탁망 청소도 효과적이며, 한 달에 한 번은 세탁기를 비우고 이런 방식으로 청소해 주는 것이 냄새 예방에 도움이 된다.
뜨거운 물과 식초, 냄새 제거의 열쇠

세균을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세제를 넣고 삶듯이 세탁하면 세균 제거는 물론 표백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식초와 과탄산소다를 활용하는 것이다. 세탁의 마지막 헹구는 과정에서 식초 2~3큰술을 넣으면 세균을 없애고 섬유를 부드럽게 해준다. 식초 특유의 시큼한 향은 빨래가 마르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과탄산소다는 천연 표백제로, 따뜻한 물에 빨래를 30분간 담근 뒤 세탁하면 냄새 제거에 큰 도움이 된다.
빨래는 잘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옷 사이에 간격을 넉넉히 두고, 안감을 겉으로 뒤집어 널면 건조가 더 빠르다. 실내에서는 제습기나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습한 날씨에도 효과적으로 말릴 수 있다.
장마철 불청객 쉰내, 이제 간단한 습관과 올바른 세탁법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