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공들인 전략이 오히려 약점 됐다”… 이란 ‘극비 요새’, 고작 ’10분’ 만에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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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수십억달러 지하 미사일 기지
발사 위해 지상 노출 순간 즉각 타격
고정 요새가 무덤… “나가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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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지하 미사일 기지 타격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란이 수십 년간 공들여 구축한 지하 미사일 기지 네트워크가 예상치 못한 전략적 함정이 되고 있다.

이란이 자랑하던 ‘미사일 도시’가 어떻게 이토록 빠르게 무력화됐을까. 그 답은 지하 기지라는 전략 자체의 구조적 모순에 있다.

민간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이 촬영한 이미지는 이란의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준다.

타브리즈 북쪽 지하 미사일 기지의 터널 입구는 무너졌고, 코르고·하지 아바드·잠 인근 남부 기지 3곳에서는 미사일 잔해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문제는 이들 시설이 더 이상 ‘비밀’이 아니라는 점이다.

은폐의 역설: 고정된 요새는 무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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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이란 시설 / 출처 : 연합뉴스

지하 기지의 치명적 약점은 아무리 깊이 숨겨도 발사를 위해선 결국 지상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란은 기술적 한계로 지하 사일로에서 직접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을 대부분 포기했다. 사일로를 반복 재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이 결정적 이유였다.

결국 이란의 미사일들은 지하에서 이동식 발사대로 옮겨져 터널 밖으로 나가야만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 순간을 노렸다. 지하 기지 상공에 저속 정찰기를 배치하고, 터널 입구를 24시간 감시했다. 발사대가 지상으로 나오는 순간 전투기와 무인기가 즉각 타격한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샘 레어 연구원은 “한때 이동이 가능하고 찾기 어려웠던 것이 이제는 이동이 제한되고 타격은 더 쉬워졌다”고 지적했다.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지하 요새가 오히려 움직일 수 없는 고정 표적이 된 셈이다.

정찰-타격 통합: 10분 안에 끝나는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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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135 정찰기 / 출처 : 연합뉴스

현대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이란 상공에서 실시간으로 증명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수년간 이란 과학자들의 이동을 추적하며 비밀 시설의 위치를 파악해왔다.

작년 ’12일 전쟁’ 이후 더욱 정밀한 표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지상의 건물, 도로, 터널 입구 등 노출된 지형지물을 위성으로 식별하면 지하 시설의 위치는 자동으로 드러난다.

결정타는 실시간 정찰-타격 루프(의 구축이었다. 정찰기가 목표물을 포착하면 데이터는 즉시 전투기와 무인기로 전송되고, 분 단위로 타격이 이뤄진다.

이란이 미사일 발사 권한을 지역별로 분산해놨던 대비책도 무용지물이 됐다. 86%라는 발사 감소율은 단순히 무기가 파괴된 게 아니라, 발사 시도 자체를 포기했다는 의미다. 터널 밖으로 나가는 순간 파괴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보충은 쉽지만 발사대는 만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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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사일 / 출처 : 연합뉴스

이란 군부는 파괴된 미사일을 추가 생산으로 빠르게 보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란은 연간 수백 기의 단·중거리 미사일을 생산할 역량을 갖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발사대 확보가 훨씬 어렵다고 지적한다. 발사대는 정밀한 기계 장비와 전자 시스템이 결합된 복합 플랫폼이다. 단순 미사일보다 생산 시간이 몇 배 더 걸리고, 부품 조달도 제재로 막혀 있다.

더 큰 문제는 전략적 불확실성이다. 이란이 여전히 상당량의 미사일을 지하에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크지만, 그것들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이 정권 붕괴 위기에 대비해 장거리 미사일을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고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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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사일 / 출처 : 연합뉴스

최대 사거리 2,000km인 이란 미사일은 미 본토까지는 닿지 않지만, 중동 전역과 호르무즈 해협의 미군 기지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

이란의 ‘미사일 도시’는 냉전 시대 전략의 화석이었다. 적의 공중 우위에 맞서 지하로 숨는다는 발상은 정찰 위성과 정밀 유도 무기가 지배하는 21세기 전장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번 사례는 현대전에서 기동성과 분산이야말로 생존의 핵심 조건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고정된 요새는 아무리 깊이 파묻어도 결국 무덤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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