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봉인 풀렸다”… 일본, 살상무기 들고 K-방산 텃밭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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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무기 수출 제한 해체
살상무기 수출 허용 추진
K-방산과 본격 경쟁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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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 / 출처 : 연합뉴스

1967년 이래 약 60년간 유지해온 일본의 무기수출 제한 체제가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자민당 안전보장조사회가 지난 19일 방위장비이전 3원칙 운용지침 재검토 제언 초안을 승인하면서다.

핵심은 완성품 수출을 5가지 비전투 용도로 제한하던 ‘5류형’ 규정 철폐다. 살상무기 수출이 원칙적으로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자민당은 지난 8일 총선에서 단독 316석(연립 352석)으로 중의원 2/3를 확보했다. 무기수출 규제 완화는 물론 헌법 개정까지 추진할 수 있는 의석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은 다음 주 제언안을 확정해 3월 상순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며, 운용지침은 법 개정 없이 NSC·각의 결정만으로 바꿀 수 있어 4월 중 개정이 유력하다.

K-방산이 완제품 수출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온 사이, 일본은 서방 선진국과의 공동개발 네트워크를 수출 통로로 전환하고 있다. 경로는 다르지만 도착지가 겹친다.

호주·필리핀·인도 등 한국 방산의 주력 수출 시장에서 양국의 본격 경쟁 국면이 가시화되고 있다.

NSC 심사 체계로 살상무기 수출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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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수출 통제 체계의 전면 재설계다.

수출 대상국은 방위장비이전협정 체결 18개국(미국·영국·호주·인도·필리핀·UAE 등)으로 한정하되, 살상력이 높은 무기는 총리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비살상 장비는 실무선에서 심사하는 3단계 체계를 도입한다.

현재는 영국·이탈리아와 공동개발 중인 6세대 전투기 GCAP에만 예외 허용된 제3국 수출을 모든 국제 공동개발 무기로 확대한다. 미국과 진행 중인 GPI 요격체, 호주와 개발 중인 차기 호위함 등이 모두 수출 가능 품목이 된다.

주목할 점은 국회 견제 메커니즘의 부재다. 미국은 무기수출통제법(AECA)에 따라 대통령이 일정 금액 이상 무기 판매를 의회에 사전 통보해야 하고, 의회가 합동결의로 차단할 수 있다.

반면 일본 국회에는 이런 권한이 없다. 이번에 검토 중인 ‘사후보고’도 경제산업성 연례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는 수준이며, 정부 관계자조차 “형식적 의미에 그칠 것”이라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개발 네트워크가 여는 수출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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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 / 출처 : 연합뉴스

일본의 강점은 가격이 아니라 구조적 접근이다. GCAP(영국·이탈리아), GPI 요격체(미국), 차기 호위함(호주) 등 공동개발 파트너십 자체가 기술 이전과 수출 통로를 동시에 여는 구조다.

상대국은 단순 구매자가 아니라 개발 파트너이자 제3국 수출의 공동 판매자가 된다.

미쓰비시중공업(MHI)은 호주 차기 호위함을 수주했고, 미쓰비시전기는 필리핀에 해안감시 레이더를 납품했으며, 인도에는 통합복합무선안테나 수출이 진행 중이다. 호주·필리핀·인도 모두 한국 방산의 주력 수출 시장이다.

이 분야 전문가들은 “일본이 서방 선진국과의 공동개발 네트워크를 기술 이전과 수출 통로를 동시에 여는 구조로 전환하는 중”이라고 분석한다.

K2·K9·FA-50 등 완제품으로 시장을 열어온 한국과, 공동개발 패키지로 같은 시장에 진입하는 일본의 경쟁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K-방산, 새로운 경쟁 국면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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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 / 출처 : 연합뉴스

한국 방산은 가격 경쟁력과 신속한 납기를 무기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완제품 수출 실적을 쌓아왔다.

하지만 일본의 접근은 다르다. 공동개발 참여를 조건으로 기술 이전과 생산 분담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특히 호주 시장에서 양국의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은 호주 시장에 K9 자주포와 레드백 보병전투차 등을 제안해왔다. 반면 일본은 차기 호위함 사업을 수주하며 해군 분야에서 입지를 다졌다. 필리핀과 인도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FA-50과 K9으로 먼저 진입했지만, 일본은 레이더·통신 장비 등 핵심 전자전 분야에서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1967년 이래 약 60년간 엄격히 제한해온 일본의 무기수출 정책이 규제 완화를 넘어 살상무기 수출까지 허용하는 역사적 전환 절차에 들어갔다. 자민당의 압도적 의석 확보와 NSC 중심의 심사 체계 구축으로 4월부터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K-방산은 완제품 수출이라는 기존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일본식 공동개발 네트워크에 대응할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양국의 경쟁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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