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백두산 삼지연 첫 방문
군 장성들 거수경례 의전
리설주는 뒤편 존재감 희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백두산 지역을 처음 방문하며 후계자 수업 과정을 한 단계 더 진전시켰다.
북한이 20∼21일 양강도 삼지연시에서 진행한 5개 호텔 준공식에 김정은과 김주애가 나란히 참석했다. 검은색 코트 차림의 김주애는 아버지와 깍지를 끼고 호텔 시설을 둘러봤으며, 김정은 어깨 위에 손을 올리는 장면까지 포착됐다.
백두혈통의 성지 방문, 후계 서사 강화

백두산은 북한 권력세습의 핵심 상징이다. 김정은 역시 후계자 시절 수차례 백두산을 찾아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이번 삼지연 방문은 김주애에게 ‘혁명의 성지’ 백두산 지역 행보를 처음 허용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주애의 삼지연 방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84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군사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김주애의 의전 수준이다. 통일부는 김주애가 공개 활동한 19차례 중 16차례가 군사 관련이었으며, 군 장성들이 김주애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이 반복 노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후계 체제에서 군부 장악은 필수 과정이다. 김정은도 후계자 시절 조선인민군 대장 계급을 받고 군 지휘관들의 충성을 확보하는 과정을 거쳤다.
김주애는 2025년 11월 공군 창설 80주년 행사에서 김정은 없이 단독으로 군 고위 간부들의 경례를 받았다. 이는 김정은의 뒤를 따르던 초기 단계를 벗어나 독자적인 군 통제권을 확보해가는 신호로 해석된다.
리설주는 뒤편으로…권력 구도 재편

김주애의 부상과 대조적으로 리설주의 존재감은 희미해지고 있다. 이번 삼지연 행사에서도 리설주는 참석했지만 대부분 김정은과 김주애에게서 멀리 떨어진 뒤쪽에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로동신문은 김주애를 리설주보다 먼저 언급하며 의전 서열을 명확히 했다.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존경하는 자제분, 여사와 함께 나오자”라고 보도해 김주애가 리설주보다 앞선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김주애가 현재 김정은 다음가는 의전 서열 2위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김주애에게 사용되는 ‘존경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은 후계 수업을 받던 김정은의 ‘존경하는 청년대장’과 같은 의미”라고 분석했다.
4대 세습 정지작업…실전 투입 본격화

김주애는 2022년 11월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미사일 발사, 열병식, 군 행사, 공장 현지지도 등 다양한 공개 활동에 참여해왔다. 최근에는 군사 분야를 넘어 민생 현장까지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국정원은 2024년 7월 비공개 회의에서 “김주애가 김정은의 뒤를 이어 최고 지도자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통일부 김영호 장관도 “김주애를 지속적으로 부각하는 것은 확고한 세습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은 8차 당대회에서 제1비서 자리를 신설했는데, 이는 김주애를 염두에 둔 권력 승계의 제도적 장치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후계자 선정을 늦게 한 탓에 권력 승계 기간이 짧았고 내부 경쟁자들을 숙청해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김주애의 후계 수업을 일찍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군부 중심 체제 안착과 대외 전략의 조화

북한의 후계 전략은 단순한 혈통 승계를 넘어 군부 통제와 체제 안정성 확보라는 실무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김주애는 1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60~70대 군 고위 간부들로부터 의전을 받으며 군부 장악 과정을 밟고 있다.
다만 북한은 김주애의 노출 빈도를 전략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과도한 노출로 인한 주민 반감을 피하고 신비감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기간 공개 활동을 중단했다가 중요한 시점에 재등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북한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백두산 지역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에 김주애를 동반한 것은 경제 성과와 후계 서사를 동시에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체제는 김주애를 통해 백두혈통의 연속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인 군부 통제와 권력 안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