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관광객이 아닙니다”… 안보 전문가들이 경고한 ‘비대칭 교류’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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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떠나 사라진 북한인들
통계조차 찾을 수 없다
북한이 숨기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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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러시아 교류 경고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025년 북한을 찾은 러시아인이 9,985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 방문 러시아인(33,110명)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2023년(1,238명) 대비 705% 급증한 수치다.

그런데 역방향 통계는 공개조차 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2025년 1분기 북한 주민 295명 입국을 발표한 뒤 관련 통계를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유입 규모를 ‘수만 명대’로 추정한다. 비대칭적 인적 교류 이면에 숨겨진 북러 밀착의 실체가 한반도 안보 지형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러시아 매체 베르스트카와 NK뉴스가 분석한 FSB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방북 러시아인은 관광 5,075명(50.8%), 운송 인력 3,080명(30.8%), 사업 목적 1,156명(11.6%) 순이었다.

팬데믹 이후 2024년부터 본격 수용하기 시작한 관광객이 1년 새 258% 폭증했다. 반면 교환학생은 단 3명에 불과했다. ‘사람의 이동’은 급증했지만 ‘가치의 교류’는 사실상 부재한 셈이다.

통계 중단이 말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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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자 / 출처 : 연합뉴스

정작 주목해야 할 대목은 러시아가 감춘 숫자다. 2024년 러시아 입국 북한 주민은 13,220명 이상으로 집계됐으나, 2025년 통계는 1분기 이후 공개가 중단됐다.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2025년 러시아에 들어간 북한 노동자가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유학생’ 명목의 입국이 실제로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메우는 창구라는 분석이다.

러시아 인구는 2025년 기준 1억 4,602만 명으로 2016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쟁으로 인한 인명 손실과 해외 망명으로 보수적 추정치만 100만 명 이상이 국외로 빠져나갔다.

임시 동맹의 정치 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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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찾은 러시아인 / 출처 : 연합뉴스

벨랴코프 일리야 수원대 교수는 “북러는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임시 동맹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지와 전략적 우군 확보가 필요하고, 북한은 경제적 이득과 군사 기술 수입이라는 외교적 실리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실제 러시아 일반 국민은 공산주의 북한에 매우 부정적인 반면, 한국 문화와 브랜드에는 압도적 호감을 보인다.

푸틴이 최근 “한국과의 관계 회복을 기대한다”고 발언한 것도 친서방 국가 중 노골적 러시아 비판을 자제한 한국 정부의 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국 정부의 전략적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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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러시아 /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이 ‘임시 동맹’이 한반도에 미칠 파장이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경제 지원과 군사 기술을 확보하며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2025년 4분기 방북 러시아인이 2,486명으로 직전 분기(3,460명) 대비 줄어든 것은 일시적 둔화일 뿐, 구조적 협력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북러 밀착을 단순한 관광 교류로 축소 해석해선 안 된다. 통계로 드러나지 않는 ‘수만 명’의 이면을 읽고, 대북 제재 실효성 재점검과 한미일 공조 강화를 통해 선제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북러 인적 교류의 비대칭성은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다. 공개된 1만 명과 숨겨진 수만 명 사이의 간극이 바로 한반도 안보 불확실성의 크기다.

전쟁이 끝나거나 국제 정세가 변하면 언제든 단절될 수 있는 ‘임시 동맹’이지만, 그 지속 기간 동안 북한이 확보할 경제·군사적 자산은 향후 정세를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다. 한국 정부의 전략적 판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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