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원 잭팟 터졌다”… 중국의 뇌물 공세 뿌리치고 한국 손잡은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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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초대형 계약 성사 직전
기술보다 중요한 건 ‘이것’
중국산 제치고 선택받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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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한국과 3조 방산 계약 예정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페루가 한국산 K2 흑표 전차 54대와 K808 장갑차 141대를 포함한 총 195대 규모의 지상장비 도입을 확정하면서, 약 19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이 성사 직전까지 왔다.

이 계약의 진짜 승부처는 기술 사양이 아니라 ‘신뢰’였다. 중국이 막대한 정부 보조금으로 저가 공세를 펼치고, 최신형 VT-4 전차를 내세웠음에도 페루는 한국을 선택했다.

지난해 12월 10일 한국 정부가 페루와 체결한 총괄합의서는 단순한 무기 판매가 아니다. 2009년 A-37B 공격기 무상 공여로 시작된 17년간의 신뢰 축적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HD현대중공업은 수익성이 낮아 유럽 기업들이 외면한 페루 잠수함 공동 개발 사업을 맡았고, 현대로템은 단 30대의 장갑차 물량에도 현지 공장 설립을 약속했다.

국방 전문가들은 “한국이 무기만 파는 장사꾼이 아니라, 페루의 방위산업 자립을 돕는 파트너로 인식됐다”고 분석한다.

중국이 잃어버린 신뢰, 뇌물과 기술 윤리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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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T-4 / 출처 : 연합뉴스

페루 전차 시장에서 중국의 실패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2009년 중국 노린코사의 MBT-2000 전차가 페루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하며 도입이 기정사실화되는 듯했으나, 우크라이나제 6TD-2E 엔진을 무단 장착해 재수출 승인을 받지 못하는 기술 윤리 위반 사태가 터졌다.

결정타는 중국 기업이 페루 고위층에게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재판을 통해 폭로된 것이다.

중국은 이후 더 최신형인 VT-4 전차를 제안했지만, 캄보디아-태국 분쟁에서 포신 수명 2,000발이라던 VT-4가 고작 200발 만에 포신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신뢰성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페루 군부는 “성능 불신에 부패 이미지까지 겹친 중국제 무기는 선택지가 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전했다.

안데스 산맥을 정복한 K2, 사양 이상의 성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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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 출처 : 연합뉴스

2025년 4월 페루 현지에서 진행된 K2 전차의 실전 테스트는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해발 3,000m가 넘는 안데스 고산지대의 희박한 공기와 아마존의 극한 습도 속에서도 K2는 제출된 사양보다 더 정밀한 명중률을 기록하며 페루 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반면 중국 전차는 테스트 도중 잦은 고장으로 체면을 구겼다.

K2의 1,500마력 엔진은 현존 전차 중 최고 수준의 출력을 자랑하며, 극한의 진동과 충격, 고·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페루는 인접국 칠레가 보유한 독일제 레오파르트 2A4를 압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K2를 지목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K2가 단순히 카탈로그 스펙이 아니라, 실전 환경에서 검증된 신뢰성을 갖췄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전했다.

현대로템의 ‘폴란드 편중 탈피’ 원년, 중남미 교두보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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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 출처 : 연합뉴스

페루 계약은 현대로템에게 전략적 전환점이다. 2025년 폴란드 K2 2차 계약(180대, 약 9조 원)으로 약 9.5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027년에는 폴란드 물량 부재로 매출이 1조 4,000억 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LS증권은 “2026년이 비(非) 폴란드 비중 확대의 원년”이라며 “페루를 시작으로 루마니아, 이라크 등 다중 지역 수출 협상이 연내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정학적 맥락도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극도로 경계하는 상황에서, 페루가 중국 무기를 선택하는 것은 외교적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페루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선택함으로써 안보와 외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이번 페루 수출은 한국 방산이 ‘가성비 좋은 대안’에서 ‘믿고 살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으로 격상됐음을 의미한다.

안데스를 누비게 될 K2 흑표 전차는 콜롬비아, 브라질 등 중남미 전역으로 확산될 K-방산 신화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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