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한 달 만에 설치 1위
테무 1년 반 독주 꺾었다
“설마 했는데 진짜로 해낼 줄이야.”
지난해 한국 시장을 강타하며 1위를 굳건히 지켜온 중국 쇼핑앱 ‘테무’가 예상치 못한 도전에 무너졌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네이버의 새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였다.
출시된 지 단 한 달 만에, 이 앱은 국내 모바일 쇼핑앱 신규 설치 1위에 오르며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AI 쇼핑으로 1위 등극… 1달 만의 반전
지난 3월 12일 출시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등장과 동시에 모바일 쇼핑 업계의 흐름을 뒤바꿨다.
데이터 분석 전문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이 앱은 284만 건이 넘는 신규 설치 수를 기록하며 국내 쇼핑앱 설치 수 1위에 올랐다.
이전까지 1위를 지키던 중국 테무는 116만 건으로 2위로 밀려났다. 3위는 당근마켓(49만 건), 4위 쿠팡(46만 건), 5위 알리익스프레스(36만 건) 순이다.
놀라운 점은 출시 8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만 건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후 일일 설치 수에서도 11만 건을 넘기며, 테무(3만 건)나 쿠팡(1만 3천 건)보다 월등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AI 맞춤형 쇼핑 경험’을 꼽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선호와 구매 맥락, 상황 등을 결합해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는 AI 기능이 소비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기반 ‘초개인화’ 전략… 배송도 세분화
네이버는 기존 스마트스토어 운영 경험과 자사 AI 기술력을 결합해, 쇼핑을 보다 ‘개인화된 경험’으로 재구성했다.
앱 내 AI 기능은 단순한 추천을 넘어, 상품의 사용처나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AI 쇼핑가이드’는 사용자의 목적과 상황에 맞는 제품군을 추려주고, ‘발견’ 기능은 숏폼 콘텐츠로 인기 상품과 사용자가 관심을 가진 아이템을 빠르게 보여준다.
배송 서비스 역시 소비자 중심으로 개편됐다.
네이버는 최근 배송 시스템을 ‘네이버배송’으로 새롭게 정비하며, △오늘배송 △내일배송 △일요배송 △희망일배송 등 세분화된 옵션을 도입했다. 배송 현황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또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는 무료 배송뿐 아니라 반품과 교환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멤버십 인증을 통해 면세점, 영화관 등 오프라인 제휴처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멤버십패스’ 서비스도 곧 시작될 예정이다.
여전히 높은 쿠팡의 벽…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
다만 아직 ‘이용자 수’라는 기준에서는 쿠팡과의 격차가 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3292만 명으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268만 명)를 압도한다.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도 쿠팡이 1492만 명으로 1위이며, 네이버는 10위에 불과하다.
업계는 네이버의 도전이 시작 단계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배송 경쟁력 외에도 요기요·넷플릭스와의 제휴, 최대 15%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슈퍼적립’ 등으로 쿠팡 ‘와우 멤버십’과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의 매출도 증가세다. 지난해 네이버의 이커머스 부문 매출은 2조92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7% 늘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를 통해 쇼핑 경험을 혁신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기술 중심의 차별화 전략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소프트웨어 중심 접근이 물류 중심의 쿠팡과는 체질적으로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쿠팡은 물류에만 10년간 6조 원 넘게 투자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다져온 반면, 네이버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며, “이용자들이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