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펑펑’ 늘었는데 “왜 이 지경이죠?” … 8개월 만에 벌어진 ‘끔찍한 사태’에 대한민국 ‘어쩌나’

나라 살림 ‘88조원 적자’
2020년 이후 두 번째 규모
세수 늘었지만 지출 속도 더 빨라

국가 재정의 붉은 경고등이 다시 켜졌다. 올해 8월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88조원을 넘어서며,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세수는 늘었지만 정부 지출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나라살림’의 현실이 또다시 드러났다. 정부는 하반기에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연간 적자 목표치의 80%가 이미 채워진 상황이다.

세수는 늘었지만 지출이 더 빨랐다

기획재정부가 16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올해 1~8월 총수입은 431조7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조원 증가했다. 기업 실적 회복으로 법인세가 17조8천억원 늘었고, 성과급 확대로 소득세도 9조6천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지출의 속도는 이를 앞질렀다. 같은 기간 총지출은 485조4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38조4천억원 늘었다.

통합재정수지는 53조7천억원 적자였고,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88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96조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상반기에 재정 집행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하반기에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연간 적자 전망치 111조6천억원의 79%를 8개월 만에 채운 만큼, 하반기 재정운용의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이후 최대 폭…국가채무도 급증

올해 적자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이후 5년 만에 최대다. 2021년 70조2천억원, 2022년 85조3천억원, 2023년 66조원에 이어 2024년 84조2천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이를 넘어섰다.

2019년 같은 기간 적자(49조5천억원)와 비교하면 약 40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지출 확대의 여파는 국가채무에도 직결됐다. 8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천260조9천억원으로, 전달보다 20조4천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결산 대비로는 119조7천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1~9월 국고채 발행량만 187조5천억원에 달해, 연간 발행 한도의 80%를 넘어섰다.

정부 “하반기 개선 기대”…전문가 “지출 구조조정 시급”

정부는 하반기 세입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재정학회 관계자는 “세수 증가가 일시적 요인에 머무른다면 향후 재정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재정의 균형은 다시 기로에 섰다. 늘어난 세수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는 지출의 속도, 그리고 커지는 채무.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가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하반기 재정 운용이 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