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가격 다이소인데 “이를 어쩌나” … 정부, 매서운 칼 빼들자 업계 ‘발칵’

유통 공룡들 국감 줄소환
다이소 표절 논란까지 재점화
국회, 거래 공정성과 책임 추궁

유통업계를 향한 국회의 시선이 매섭다. 14일부터 본격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쿠팡, 홈플러스, 다이소 등 굵직한 유통 대기업 경영진이 줄줄이 증인석에 앉는다.

이번 국감의 초점은 플랫폼 거래의 공정성, 노동 환경, 표절 논란 등 기업의 ‘책임 경영’ 전반에 맞춰져 있다.

쿠팡·무신사·다이소, 국감 증인 줄소환

14일 열리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 국정감사에는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대거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대준 쿠팡 대표, 김기호 아성다이소 대표, 조만호 무신사 대표, 이주철 W컨셉 대표가 줄줄이 출석한다.

이번 감사의 초점은 ‘거래 공정성’이다. 플랫폼과 판매자 간 수수료 공제 방식, 정산 구조 등 불투명한 거래 시스템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쿠팡은 다섯 개 상임위에서 네 명의 경영진이 증인으로 채택돼, 올해 국감 최대 소환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박대준 대표는 산업통상자원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농해수위 등 세 곳에 연속 출석하며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14일 정무위에서 대만 진출 사업과 쿠팡플레이 스포츠패스 요금 문제,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거래 관련 질의를 받을 전망이다.

같은 날 정무위 국감에는 배달의민족의 김범석 대표도 등장한다. 배달앱 운영의 불공정성과 독점 문제, 소상공인에게 비용을 떠넘긴 행태가 집중 추궁될 예정이다.

다이소 ‘모방 사태’ 재조명

국감의 또 다른 초점은 ‘국민가게’로 불리는 다이소의 중소기업 제품 모방 논란이다. 다이소는 2019년 출시한 ‘피치 시리즈’가 한 작가의 디자인을 무단 도용했다는 논란 끝에 공식 사과문을 냈다.

다이소는 당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납품 과정에서 로슈폴리 작가의 디자인이 임의로 사용된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과실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해당 작가와 협업 프로젝트를 제안해 재발 방지를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태는 다이소의 위탁 시스템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낳았다. 실제로 다이소는 최근에도 물병, 파우치 등 여러 상품이 타 브랜드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상표권·저작권 침해는 아니다”라며 책임을 부인해 왔다.

유통업계, 공정성과 책임의 시험대

국감은 단순한 청문회를 넘어 유통 산업의 투명성과 윤리 의식을 점검하는 자리로 변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거대 플랫폼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거래 구조와 책임 체계는 더욱 투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4일에는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산자위 종합감사에 출석한다. 신세계와 알리익스프레스의 합작 법인 설립 과정에서 ‘소비자 정보 보호’ 문제가 주요 질의 대상이다.

이어 30일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 등도 증인석에 설 예정이다. 각 기업은 이번 국감을 앞두고 사회적 책임과 내부 관리 체계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불신의 그림자는 짙다.

올해 국감은 ‘유통 공룡’들의 진짜 민낯을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