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사람보다 더 위험할 수도?” .. 의사들이 경고하는 ‘가장 나쁜 지방’

댓글 0

마른 체중이어도
비만보다 더 위험하다?
전문가들 경고
지방
지방과 뇌 건강의 관계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같은 체중이라도 지방이 어디에 쌓이느냐에 따라 뇌 건강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쉬저우 의과대학 연구팀이 영국 건강 데이터베이스에서 평균 55세 성인 25,997명의 MRI 스캔을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정상이어도 특정 부위에 지방이 집중된 사람은 뇌 용적 감소와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잠재 프로필 분석이라는 통계 기법을 활용해 참가자들을 6가지 지방 분포 유형으로 분류했다. 가장 마른 그룹과 비교했을 때, 지방을 가진 5개 그룹 모두 뇌 용적과 회백질이 적었다.

특히 이전에 정의되지 않았던 ‘췌장 주변 지방 과다형’과 ‘마른 비만형’ 두 유형이 뇌 건강에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비만과 뇌 건강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연구를 주도한 카이 리우 박사는 “뇌 건강은 지방의 양이 아니라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위험한 지방 유형

지방
지방과 뇌 건강의 관계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이 발견한 ‘췌장 주변 지방 과다형’은 췌장 주변에 정상보다 2~3배 많은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이 그룹의 췌장 지방 농도는 약 30%로, 저체지방 개인 대비 최대 6배나 높았다. ‘마른 비만형’은 BMI가 평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장기 주변에 고밀도 지방이 쌓인 경우다.

이 두 유형은 회백질 위축, 백질 병변, 뇌 노화 가속화, 인지 기능 저하와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남성의 경우 뇌 노화 가속화 위험이 명확하게 나타났고, 여성에서는 췌장 주변 지방형이 간질 위험 증가와 연결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지방 분포 패턴이 BMI와 독립적인 신경퇴행성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MRI로 측정한 뇌 건강 감소 수치

지방
지방과 뇌 건강의 관계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췌장 주변 지방 과다형 그룹의 뇌 용적은 남성 약 146만 ㎣, 여성 약 148만 ㎣로 측정됐다.

정상 그룹의 남성 150만 ㎣, 여성 152만 ㎣와 비교하면 약 3~4% 감소한 수치다. 이는 뇌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감소폭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연구팀은 단순 부피 측정을 넘어 신경섬유 방향 분산 및 밀도 이미징 기술을 활용해 백질의 미세구조까지 분석했다. 그 결과 위험 그룹에서 신경섬유 밀도 저하와 자유수 분획 증가가 확인됐다.

방사선학 전문의들은 “MRI를 통해 내장 여러 부위의 지방을 정량화할 수 있게 되면서, 주관적 판단이 아닌 데이터 기반의 분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BMI를 넘어선 건강 평가 시대

지방
지방과 뇌 건강의 관계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연구는 BMI가 높을수록 뇌 건강이 나빠진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재확인하면서도, BMI만으로는 비만을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실제로 BMI가 정상 범위인 사람들 중에서도 장기 주변 지방 분포에 따라 뇌 건강 위험도가 크게 달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발견이 개인맞춤형 건강 관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한다.

향후 이 지방 분포 패턴이 다른 인구집단에서도 검증된다면, 사람들은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생활 습관이나 치료 계획을 조기에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단일 시점의 관찰이므로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으며, 지방 분포와 뇌 건강이 시간 경과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하는 종단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운동이나 식이 조절 같은 생활방식 변화가 위험한 지방 분포 패턴을 개선하고 뇌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지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체중계 숫자보다 지방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건강한 노년을 위한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