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더 외롭다” … 소득과 외로움의 불편한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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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으면 더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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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전부는 아니다”라는 말은 위로가 되지만, 숫자는 냉정하다. 202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 소득 100만 원 미만 가구의 57.6%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반면 월 600만 원 이상 가구에서 같은 응답을 한 비율은 33.0%에 그쳤다. 두 집단의 차이는 무려 1.7배다. 경제적 빈곤이 감정의 빈곤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소득 낮을수록 외로움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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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3월 2일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는 13세 이상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국가통계포털(KOSIS) 공식 조사다. 전체 평균 외로움 체감도는 38.2%로, 10명 중 4명꼴이다.

그러나 소득 구간별로 나누면 격차는 선명해진다. 월 100만~200만 원 미만 가구는 44.9%, 200만~300만 원 미만은 39.7%, 300만~400만 원 미만은 36.7%로 소득이 오를수록 외로움 체감도가 단계적으로 내려간다.

월 500만 원 이상 구간에서는 32~33% 수준에서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경제적 여건이 감정의 온도를 직접 결정하는 구조가 통계로 드러난 셈이다.

외로움의 빈도도 다르다…저소득층, 반복 경험 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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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만이 아니라, 그 빈도에서도 격차가 뚜렷하다. 월 100만 원 미만 가구에서 외로움을 ‘자주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12.0%였다. 같은 응답이 월 100만~200만 원 미만 가구에서는 6.6%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가끔 외롭다’는 응답도 저소득층에서 45.6%로 높게 집계됐다. 이는 저소득층의 외로움이 일시적인 감정이 아닌,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만성적 경험임을 시사한다.

인간관계 만족도 역시 소득에 정비례했다. 월 100만 원 미만 가구의 인간관계 만족도는 37.8%에 불과했지만, 월 600만 원 이상 가구는 65.7%로 1.7배 높았다. 200만~300만 원 미만 구간(50.1%)을 기점으로 만족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패턴도 확인됐다.

초고령층과 구조적 고립…노인 빈곤과 맞닿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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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로 보면 외로움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80세 이상 고령층에서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이 50%를 넘었다. 은퇴 후 경제활동 감소, 배우자나 지인과의 사별, 독거 생활 증가, 사회 참여 기회 축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저소득 고착화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고령층에서 특히 두드럽게 나타난다.

카페 한 잔, 식사 약속, 취미 모임처럼 사람과 사람을 잇는 활동들에는 일정한 경제적 비용이 따른다. 여유가 부족할수록 이러한 활동에 참여하기 어렵고, 자연스럽게 인간관계의 폭도 좁아진다. 고립은 그렇게 조용히 깊어진다.

이번 조사는 외로움이 단순한 개인의 심리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 불평등의 지표임을 수치로 보여준 공식 통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한국 사회에서, 소득 격차에서 비롯된 외로움의 불평등은 복지와 사회 연대의 관점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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