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보다 전기세 10만 원 더 나와요”… 알고 보니 새로 산 ‘이것’이 범인?

제품마다 가지각색 성능
비싸다고 좋은 제품 아니다?
에어컨
사진 = 연합뉴스

최근 새 에어컨을 설치한 A씨는 옆집보다 10만 원 이상 많은 전기요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용 시간도, 집 구조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전기료는 확연히 달랐다. 그 차이의 원인은 다름 아닌 새로 구매한 에어컨에 있었다.

성능 차이 5분 이상… 에어컨도 ‘뽑기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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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시중에 판매 중인 벽걸이형 에어컨 5종을 대상으로 성능을 비교한 시험 결과를 지난 23일 발표했다.

실험 대상은 LG전자, 삼성전자, 루컴즈전자, 캐리어, 하이얼 등 주요 브랜드의 6~7평형 제품들이었다.

시험 결과, 동일한 설정 온도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제품마다 최대 5분 가까이 차이 났다. 삼성전자 제품이 9분53초로 가장 빨리 냉방 효과를 보였고, 루컴즈전자는 14분52초가 걸려 가장 느렸다.

냉방 속도뿐 아니라 실제 온도와 설정 온도 간의 차이, 소음, 전기료 등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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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가동 후 온도 편차는 LG전자, 하이얼, 삼성전자 순으로 적었고, 소음 측면에선 캐리어와 하이얼 제품이 각각 40데시벨로 가장 조용했다.

전기요금은 1등급 LG전자 제품이 월 1만7000원으로 가장 낮았고, 같은 등급의 삼성전자는 1만9000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LG 제품이 시간당 141g으로 가장 적었다.

‘문 연 채 에어컨’은 요금 폭탄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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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를 줄이려면 제품 선택 외에도 사용 습관 역시 중요하다. 특히 문을 열어둔 채 에어컨을 트는 개문냉방은 대표적인 비효율적 사용 예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문을 연 상태에서 에어컨을 작동하면 전력 소모가 최대 4.4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선풍기와 병행해 사용하는 것도 전력 절감에 도움이 된다. LG전자가 2018년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설정 온도를 24도에서 26도로 높이기만 해도 전기 사용량을 약 30% 줄일 수 있다.

또한 26℃ 가동 기준, 하루 2시간씩만 사용 시간을 줄이면 월간 전력 소비를 34.5킬로와트시(kWh) 절약할 수 있다.

에어컨의 종류도 고려해야 한다. 정속형(구형)은 실외기가 껐다 켜졌다를 반복하며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반면, 인버터형(신형)은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약하게 운전돼 효율이 더 높다.

전문가들은 “정속형은 2시간 단위로 끄는 것이, 인버터형은 일정 온도에서 계속 작동시키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화재 위험도 증가… 여름철은 주의의 계절

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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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뿐 아니라 안전도 챙겨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에어컨 관련 화재가 1429건 발생했으며, 선풍기 화재도 561건이나 됐다고 밝혔다.

6월부터 시작된 화재는 8월에 정점을 찍으며 급증하는 추세이며, 화재 원인의 대부분은 전기 접촉 불량과 같은 전기적 요인이었다.

행안부는 냉방기기를 사용하기 전 전선 상태를 점검하고, 고용량 콘센트를 사용할 것, 실외기에 쌓인 먼지를 제거할 것 등을 권장하고 있다.

황기연 행안부 예방정책국장은 “에어컨과 선풍기 모두 여름철 필수품이 된 만큼, 사용 전 점검과 올바른 사용법 숙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캐시백까지 챙기면 전기세 부담 줄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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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한국전력의 ‘에너지 캐시백’ 제도다. 직전 2년 평균 대비 3% 이상 전기를 절약하면, 절감한 전력량에 따라 1kWh당 최대 100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제도는 주민등록상 등록된 가구 구성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한전ON 홈페이지나 지사 방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한전은 오는 7월 13일까지 주택용 캐시백 가입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여름철 냉방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에어컨의 성능뿐 아니라 사용 습관과 관련 제도까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가격만 보고 에어컨을 고르기보다는, 냉방 속도·전기료·소음 등 다양한 요소를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작은 차이가 다음 달 전기요금 고지서에서 큰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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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기제품을안들때법적으로ㅡ고효율제품만출시하도록법제화하면ㅡ따지공숴고할거없이ㅡ그냥구매하면될구있지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