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휴직 사용 급증
대기업 쏠림 현상 심각
노동시장 양극화 더 심화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아빠가 사상 처음으로 6만명을 넘어섰다.
국가데이터처가 17일 발표한 육아휴직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전체 육아휴직자는 20만6226명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는 6만117명으로 전년 대비 18.3% 급증했으며,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중은 29.2%로 3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6+6 육아휴직제, 남성 참여 견인

남성 육아휴직의 급증세는 정책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결과다.
지난해 도입된 6+6 부모육아휴직제는 생후 18개월 이내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첫 6개월간 통상임금의 100%를 지원하며, 급여 상한액은 월 최대 450만원에 달한다.
이 제도의 수혜자는 2023년 2만3910명에서 2024년 5만1761명으로 2.16배 증가했다. 육아휴직 사용률도 아빠는 10.2%로 처음 10%를 넘어섰으며, 엄마는 72.2%로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지만 전년 대비 1.0%포인트 감소하며 부모 공동 육아로의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기업 67.9% vs 4인 이하 4.3%…격차 심각

하지만 육아휴직의 이면에는 기업 규모에 따른 심각한 격차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아빠의 67.9%가 300명 이상 대기업 소속인 반면, 4명 이하 소규모 사업장은 4.3%에 불과했다.
엄마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소속이 57.7%를 차지했고, 4인 이하는 5.7%에 그쳤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필요한 사람 모두가 사용 가능하다고 답한 사업체는 300인 이상이 94.1%인 반면, 5~9인 규모는 55.4%에 그쳤다. 5~9인 사업체 중 22.6%는 필요한 사람도 전혀 사용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복귀율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육아휴직 후 지속 근무 비율이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는 89.9%인 반면, 5~9인 사업체에서는 67.4%로 22.5%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청년 취업자 84.5%가 중소기업인데…

문제는 노동시장 구조와의 괴리다. 청년 취업자의 84.5%가 중소기업에 재직하고 있지만, 육아휴직급여 순 수급자 중 중소기업 비중은 55.1%에 그친다.
29.4%포인트의 격차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정성미 연구위원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은 일·가정 양립 사업에 적극 참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유연근무제 시행 기업은 미시행 기업보다 여성 취업자가 4.7% 증가했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6.8%포인트 차이가 났다”고 분석했다.
경력단절 우려에 실질적 지원 필요

전문가들은 제도 확대만큼이나 실질적 사용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는 이유로 동료 및 관리자의 업무 가중(36%), 사용할 수 없는 직장 분위기(33%), 대체인력 구하기 어려움(26%)이 꼽혔다.
OECD 주요국 통계에 따르면 유연근무제 사용률이 높은 국가는 여성고용률도 높게 나타난다. 한국은 성차별적 성역할 인식과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맞물려 여성의 경력 유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노동부는 중소기업 육아휴직 대체인력 채용 시 최대 184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을 250만원으로 인상했다.
하지만 정책 혜택이 실제 중소기업 현장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기업 문화 개선과 함께 보다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