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 만에 GDP 1% 룰 붕괴됐다”…일본 방위비 622억 달러, 67년 만에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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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국의 ‘자기 구속’이 마침내 무너졌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표한 2025년 군사비 데이터에서 일본은 전년 대비 9.7% 급증한 622억 달러를 기록하며, GDP 대비 방위비 비중을 1.4%까지 끌어올렸다.

이 수치는 단순한 예산 증액이 아니다. 1976년 일본 내각이 평화헌법 체제의 실질적 상한선으로 설정한 ‘GDP 1% 룰’이 49년 만에 완전히 붕괴됐음을 뜻하며, 1958년 자위대 창설 직후 냉전 최전선에서 대규모 무장을 추진하던 시절 이후 67년 만에 기록된 최고 수준이다.

방패를 넘어 창을 쥐다…질적 변화가 더 위협적

622억 달러의 무게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예산의 쓰임새다. 일본은 증액된 재원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12식 지대함 유도탄 개량형 등 스탠드오프(원거리 타격) 전력 확보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 신규 건조와 무인체계 도입까지 더해지며, 자위대는 방어형 군대라는 60년간의 정체성을 빠르게 탈피하고 있다.

日, 내년 방위비 '역대 최대' 85조원 검토…미사일·드론 확보 | 연합뉴스
日, 내년 방위비 ‘역대 최대’ 85조원 검토…미사일·드론 확보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방어망 유지에 머물던 예산이 적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 확보로 전환됐다는 점은, 동북아 전력 균형 방정식 자체를 바꾸는 요인이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전체 군사비가 6,8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8.1% 증가하는 가운데, 일본의 9.7% 증가율은 중국(7.4%)과 인도(8.9%)를 웃도는 속도다.

478억 달러 vs 622억 달러…K-방산에 드리운 이중의 그림자

한국의 2025년 군사비는 478억 달러로 전년과 거의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이 144억 달러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아시아 2위 자리를 굳히는 동안, 한국은 상대적으로 정체된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안보 협력의 측면에서 일본의 반격 능력 강화는 한미일 억제 체계를 두텁게 하는 긍정적 효과를 갖는다. 현무 미사일(사거리 800km 이상) 등 세계 최상위권 재래식 타격 능력을 보유한 한국군 입장에서, 대북 방어망의 한 축을 분담할 우방의 전력 강화는 전략적으로 환영할 만한 변화이기도 하다.

트럼프, 日 관세 회담서 '대일 무역적자 제로' 언급…방위비 압박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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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AP 수출 허용…글로벌 방산 시장의 판도 재편

문제는 산업 전쟁의 전선이다. 일본은 방위비를 늘리는 동시에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대폭 개정하며 무기 수출의 빗장을 열었다. 영국·이탈리아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GCAP)의 제3국 수출을 허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폴란드, 호주, 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서 납기 경쟁력과 가성비를 무기로 질주해온 K-방산에게 이는 직접적인 위협이다. 자본력과 기초 과학기술을 갖춘 일본이 미국과의 높은 상호운용성을 앞세워 서방권 입찰에 본격 가세할 경우, 한국 방산 기업들은 전에 없던 강력한 경쟁자를 마주하게 된다.

2025년 일본의 622억 달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67년간의 자기 억제를 해제한 일본은 이제 한국의 안보 파트너인 동시에, K-방산의 핵심 수출 시장을 정조준하는 가장 버거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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